동남권 신공항 입지가 가덕도나 밀양이 아닌 '제3의 선택'으로 모호하게 결론 나면서 서병수 부산시장의 거취를 바라보는 지역 정치권의 입장도 애매해졌다. 서 시장은 그동안 꾸준히 "가덕 신공항 유치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말해 왔다.
새누리당은 "그나마 신공항을 밀양에 빼앗기지 않은 것은 새누리당 덕분"이라는 취지로 미리 방어막을 쳤다. 서 시장을 비롯한 여당의 책임론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만약 서 시장이 사퇴하면 다음 보궐선거에서 '부산 정권'을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공약을 파기한 것"이라며 정부 여당을 맹공격하면서도, 서 시장에 대해선 "당분간 지켜보겠다"고 유보적 태도를 취했다. 민심이 들끓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서 시장에게 전가하기엔 부담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시당은 22일 성명을 통해 "신공항이 밀양으로 가는 최악의 상황보다는 김해공항을 확장한 후 가덕 신공항 건설을 계속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이 2011년 3월 신공항 백지화 이후 가덕 신공항 유치를 위해 총력을 다할 때 더민주는 뭘 했는지 묻고 싶다"며 "문재인 전 대표가 20대 총선 때 '부산에서 5석을 주면 신공항 착공을 이뤄내겠다'고 느닷없이 주장한 정도 아닌가. 그동안 손 놓고 있다가 막판에 숟가락을 얹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더민주는 시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더민주는 가덕 신공항 유치 실패를 새누리당의 잘못으로 몰아붙였다. 더민주 시당은 이날 오후 부산역 광장에서 규탄대회를 열어 "정부의 이번 결정은 신공항 추진의 본질이 실종된 정치적 꼼수"라며 박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하지만 더민주는 "서 시장의 거취 문제는 그냥 넘어갈 성질은 아니다"면서도 "일단 서 시장이 스스로 입장을 밝힌다고 하니 기다리겠다"고 했다.
권혁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