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핵심 친박(친박근혜)계 이정현 대표체제의 출범으로 결론이 나면서 차기 대선 후보 경쟁구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비박(비박근혜)계 대선 후보군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김 전 대표는 이번 전대에서 비박계 후보 단일화를 사실상 주도하고 비박계 단일후보로 이 대표와 경쟁했던 주호영 의원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당내 위상과 영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김 전 대표는 지난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친박계의 '공천 전횡'을 꼽고, 비박계 대표를 뽑는 것이 총선민심을 받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김 전 대표는 전대 하루 전인 8일 "비주류 단일후보인 주 후보가 당 대표가 되는 것이 (지난 총선에서) '회초리'를 든 국민에 대한 예의"라며 "당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려면 비주류가 당 대표가 되는 게 맞지 않는가 생각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당선은 결국 박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친박계가 새누리당의 '주류'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 대표가 비박계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차기 대선 주자군이 '부동의 야권 후보'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의원의 대항마가 되기 어렵다면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당 안팎에서 새로운 후보를 물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대표의 당선으로 반 총장이 대선후보로 새롭게 인식되는 분위기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되고 있다.
이 대표가 이런 차기 대선후보 구상을 본격화할 경우 김 전 대표와 유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대권 주자들과 긴장 관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
이 대표를 비롯한 친박계는 박 대통령과 차별화하고 있는 김 전 대표를 향해 '계파분열 행위'나 '자기 정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이 대표와 친박계가 김 전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후보를 대체할 후보를 물색하고 영입하는 절차에 돌입할 경우 '사생결단식' 충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전 대표는 전당대회장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승복하고 당을 위해 단합해야 한다"고 밝혀, 당장은 이 대표와 충돌할 가능성은 작지만, 결과적으로 당분간의 '휴전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이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