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박 주호영 단일화에 위기감
- '오더 투표' 논란에 결집 가속화
- 당원, 박 대통령 지지 재확인
- 당청 관계 불균형 심화 전망
- '청와대 입' 역할땐 野와 긴장
- 호남 출신 여야 3당 대표 맡아
새누리당은 9일 전당대회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재확인했다. '박근혜 남자'로 불리는 이정현 후보를 보수 정당 사상 첫 호남 출신의 당 대표로 선택했다. 대선 경선 관리도 친박(친박근혜)계가 중심이 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비박(비박근혜)계의 저항이 거세지면서 계파 갈등의 수위는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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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전당대회서 당 대표로 선출된 이정현(왼쪽 세 번째) 후보가 유창수(왼쪽부터) 최연혜 조원진 강석호 이장우 최고위원 등과 손을 들어 당원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호남 출신 '박 대통령 입'
전남 곡성 출신인 이 신임 당 대표는 2014년 7·30재보궐 선거에서 전남 순천·곡성에 당선되면서 처음으로 호남에 새누리당 깃발을 꽂은 여권 인사다. 18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뒤 19대 국회 2014년 재보선과 20대 총선에서 순천·곡성에서 내리 당선된 3선 의원이다. 그는 박 대통령의 입으로 불릴 만큼 대통령의 신뢰가 두터운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그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를 맡고 있던 2004년 17대 총선 직전 당 수석부대변인으로 발탁되면서 '박근혜의 입'으로 자리매김했고, 박 대통령 당선 이후 청와대 정무수석과 홍보수석을 역임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의 당선은 박 대통령에 대한 새누리당 당원들의 강력한 지지가 재확인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비박(비박근혜)계의 주호영 후보로의 결집이 오히려 이 대표 당선에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다. '최경환·서청원 카드'가 잇따라 무산된 친박계에서 주 후보가 비박계 단일 후보로 선출되자 위기감이 고조됐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가 1위로 나온 각종 여론조사가 공개되자 이 대표로 친박계가 결집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선거 기간 막판에 터진 '오더 투표' 논란은 오히려 이 대표로의 친박계 표심의 결집을 가속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당 장악 더욱 공고
앞으로 친박계의 당 장악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물론 이날 당선된 최고위원 5명 중 강석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친박계다. 2012년 대표에 오른 황우여 전 대표에 이어 4년 만에 친박계 주류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4·13 총선 참패로 물러난 김무성 전 대표의 비주류를 교체하게 됐다.
당·청 관계의 결속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는 내년 대선 경선 관리의 주도권도 쥐게 됐다. 반면 여권의 변화는 더욱 요원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수직적 당·청 관계의 불균형이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때문에 당 혁신과 변화를 요구해온 비박계와의 갈등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비박계의 한 의원은 "이정현 의원의 당 대표 당선이 새누리당의 변화에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새로 들어선 '이정현 체제'가 '청와대 대변인' 역할에 충실할 경우 대야 관계가 냉각될 가능성도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지난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받드는 정당이 되는 것이 새누리당이 해야 할 첫 번째 혁신"이라며 "청와대의 대변자 역을 자처하기보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국정 운영의 한 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누리당 '이정현 체제' 출범으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전북)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전남)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호남 출신이 20대 국회 초반의 여야 3당 대표 인물로 활동하게 됐다는 점도 이채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