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국정운영 뒷받침 강조
- 대선국면 계파 격돌 시간문제
새누리당이 8·9전당대회를 통해 '친박(친박근혜)계 친정 체제'를 구축하면서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비박(비박근혜)계의 거센 반격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정현 신임 대표는 취임 첫날부터 청와대의 국정 운영 뒷받침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고, 비박계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 우려도 상당하다. 양 계파가 당분간 일종의 '허니문 기간'을 가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차기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조기에 격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대표는 10일 당 대표직 수행과 동시에 '청와대 보조 맞추기'를 본격화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가 1년 6개월 남았는데, 100년의 1년 6개월은 짧지만 5년의 1년 6개월은 굉장히 긴 기간"이라며 "앞으로 1년 6개월은 (차기) 대선 관리도 중요하지만, 대통령 중심으로 국가와 국민, 민생, 경제, 안보를 챙기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기 대선은 예정된 정치 일정 가운데 하나이고, 지금은 이 정권에서 민생과 경제와 안보를 포함한 시급한 국정 현안을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모든 당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박계가 요구해온 최경환 윤상현 의원,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공천 개입 녹취록 의혹' 조사 거부 입장도 분명히 했다. 그는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일한 비박계 최고위원 당선자인 강석호 의원이 친박계 녹취록 파문 진상조사를 언급하자 "국민이 원하고 바라는 민생, 안보 문제를 포함한 중대 문제에 집중할 생각"이라며 밝혔다. 또 새누리당은 앞으로 당 대표와 원내대표를 제외한 최고위원회의 발언도 비공개하기로 했다. 계파 갈등이 표면화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지만, 비주류의 의견을 묵살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 대표가 '당·청 운명 공동체'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은 친박계 생존 전략의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해야 친박계도 세력으로서 존재감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대표는 내년 대선 국면에서도 박 대통령 중심의 대선 경선 관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경우 비박계는 이전과 수준이 다른 저항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비박계 주자들이 당과 청와대에서 '틈'이 보이지 않으면 탈당해 다른 세력과 연대하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비박계 일각에서는 현 '이정현 체제'의 유효 기간이 8개월을 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대 총선에서 한 차례 심판을 받은 친박계 친정 체제가 더욱 공고화된 만큼 내년 4월 재·보궐 선거 완패는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비박계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대선 경선을 치르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