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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조항 130개중 자치 관련 딱 2개…중앙정부 횡포 근거

분권형 개헌이 답이다

  •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   입력 : 2016-09-05 20:07:42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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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동계올림픽 추진도
- 주민투표로 거부한 스위스

- 원전·미사일부대 세우면서
- 주민 의견 묵살하는 한국

- 풀뿌리 정치 손발 묶은 헌법
- 외교·국방 뺀 권한 이양하고
- 지역 대표형 양원제 도입을

스위스의 휴양도시 생 모리츠와 다보스의 2022년 동계올림픽 유치 계획이 지난달 3일 주민투표로 부결됐다. 이들 두 도시가 속한 그라우뷘덴 주(州)의 주민들은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재정 지원안을 반대 53%, 찬성 47%로 부결시켰다. 스위스 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는 "그라우뷘덴 주민들이 올림픽 프로젝트를 거부함에 따라 이 계획이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쌍방향 정치 꽃피운 스위스-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 형태인 란츠게마인데(Landsgemeinde). 마을주민이 모두 모여 지역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거수 투표를 통해 찬반을 결정한다. 스위스 관광청
우리에게는 생소한 장면이다.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6월 신고리5·6호기 건설 허가로 고리 일대를 사상 유례없는 원전 10기 밀집 지역으로 만드는 결정을 내렸지만, 부산 울산 시민들의 견해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정부가 신공항 백지화를 선언하고, 경북 성주에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를 일방적으로 발표할 때도 지역 주민들의 의사는 묻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손발도 묶어놨다. 부산 해운대구청은 올해 초 미포 앞바다 공유수면을 매립해 복합관광단지를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잔여 매립지 소유권이 국가에 있다는 것을 알고 뒤늦게 사업을 백지화하는 웃지 못할 사건도 있었다.

■차원 다른 민주주의 가능

일방통행 정치에 화난 한국- 지난 7월 6일 탈핵시민연대 주최로 부산시청 정문 앞에서 열린 신고리5,6호기 건설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국제신문DB
같은 민주주의 국가인데 주민들이 누리는 민주주의의 질은 확연히 차이가 난다. '2할 자치'란 자조가 붙은, '장식품'에 불과한 지방 자치를 실질화해 효율적인 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분권형 개헌이다. 이기우 인하대 교수는 4일 "보통 지방분권이라 하면 중앙정부의 권력이 지자체장이나 지방의회로 넘어온다고 생각하는데 실제 지방분권의 핵심은 지역 문제를 주민들이 주도권을 갖고 결정한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실질적인 지방분권을 위해선 법률 개정이 아닌 헌법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지방자치를 보장하기는커녕 걸림돌이 되는 현행 헌법의 한계 때문이다. 헌법 130개 조항 가운데 지방자치와 관련된 조항은 단 2조항(제117조, 118조)에 불과할 정도로 빈약하다. 헌법 제8장은 지방자치를 보장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인 보장 내용이 없어 공허하기 그지없다.

김성호 한국지방자치학회 지방분권개헌특위 위원장은 "우리나라처럼 법령에 의한 무책임하고 형식적인 지방자치를 하는 나라는 없다"며 "대한민국 주민이 스스로 재원을 부담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방자치가 시행되면 지방정부들 간 경쟁이 형성돼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분권개헌은 자치주권이 핵심

국내외 지방정부 간 경쟁을 통해 주민에 대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것이 자치와 분권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지방정부에 경쟁할 수 있는 '무기'를 쥐여줘야 한다. 그게 바로 자주 입법권과 집행권, 과세권·재정권이다.

현행 헌법은 국회의 독점적인 입법권을 인정하고 있으나, 지방정부 차원에서 자치의회 입법사항으로 정한 범위 내에선 고유한 입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광역자치단체-기초자치단체 간 사무 배분에서 외교·국방 등 국가의 배타적인 권한을 제외하고는 과감히 지방정부에 넘겨 효율성과 책임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자주 재정권은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더 이상 중앙정부의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특성에 부합한 창의적, 독자적 재정운용을 가능케 해야 한다. 지방정부의 자율재원을 헌법으로 보장하고, 국가의 주요 세원을 지방정부와 합리적으로 배분하도록 규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필수적인 것이 지역 대표형 양원제 도입이다. 지방자치와 관련된 정책과 입법이 국회와 중앙정부에서 대등하게 다뤄지기 위해서는 국가 수준에서 지역을 대표하고, 지역에 공론의 장을 제공하며, 지역과 국회를 직접 연결하는 지역 대표형 상원을 두는 것이 가장 실효성 있는 제도라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 국회를 양원제로 개편하되, 전국을 5, 6개 권역별 비례대표로 구성되는 상원을 신설하고, 지방정부에 관한 법령 제·개정권을 부여하는 방안이 논의된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 헌법상 국가-자치사무 사례

국가 사무

주(광역) 사무

기초자치 사무

사무명

해당국가

사무명

해당국가

사무명

해당국가

항공·도로 등 교통

독일, 스위스, 대만, 스페인

교통

이탈리아, 독일

지자체 내  수송수단

스페인

에너지

스위스, 스페인

핵에너지  등  에너지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재무행정(조세징수), 
회계감사

독일, 프랑스, 미국, 벨기에, 스위스, 대만, 스페인

조세시스템

이탈리아, 대만

자치재정권

독일, 프랑스, 벨기에, 대만,스위스

교육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교육

스위스, 대만,
이탈리아

지자체 교육, 공교육

스위스, 대만

경제정책 운영

스위스, 스페인

경제정책운영, 
경제발전계획

독일, 스위스

지자체 경제개발, 
경제정책 준수

스페인, 
스위스

보건·위생·의료

스페인

보건·위생·의료

독일, 스위스,
대만, 이탈리아

건강·보건

스페인, 
대만

토지측량 및 개발

스위스

국토계획

스위스

도시계획

스페인

복수 자치구를 지나는 
철도, 하천 등

대만, 독일

※자료 = 김성호 'Great  Korea로 가는길 지방분권 개헌(삼영사·201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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