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실험 8개월 만에 또 감행
- 핵무기 기술 상당한 진전 시사
- 대북제재 무력화·내부결속 노려
- 한반도 정세 당분간 냉각 불가피
북한이 9일 정권수립 68주년 기념일에 맞춰 역대 최대 규모의 핵실험이라는 특급 도발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번 핵실험은 지난 1월 4차 핵실험을 단행한 지 불과 8개월 만이며, 4차 핵실험에 대해 유례없이 강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2270호)가 채택된 지 6개월 만에 국제사회 제재를 비웃듯 단행됐다.
북한의 5차 핵실험은 유엔 안보리 결의 무력화와 내부 체제 결속 등 다양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될수록 더욱 강경한 도발로 맞섬으로써 추가적인 제재 의지를 꺾고, 기존 제재 무력화를 노렸다는 것이다.
시기적으로는 미국 정권 교체기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11월 대선과 내년 미국 새 정부 출범으로 '새 판'이 짜이기 전에 자신들의 핵·미사일 역량을 최대한 높여 실전 배치를 달성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보다 차기 미국 행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비핵화가 아닌 핵개발 동결 협상을 하는 상황을 상정하면서 그때까지 추가적인 핵·미사일 실험이 필요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이번 실험으로 핵무기 개발 완성단계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이 2, 3년 간격으로 하던 핵실험을 이번엔 8개월 만에 감행했다는 것은 상당한 기술적 진전을 이뤘음을 의미한다는 평가다.
4차 핵실험 때 북한은 '수소폭탄 실험'이라고 주장했지만, 정부는 수소탄 전 단계인 증폭 핵분열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4차 핵실험 때와 달리 이번에는 위력이 최소 10kt에 이르러 성공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은 이날 "기상청 발표 규모를 볼 때 수소폭탄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다"면서도 "과거 4차례 핵실험을 통한 기술적 성숙도를 고려하면 핵무기 소형화·탄두화를 실현했을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강력 대응 의지를 천명하고 나서 당분간 한반도 정세는 한·미·일을 중심으로 초강경 대북 압박과 북한의 추가적인 도발 위협이 팽팽히 맞서는 긴장 국면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졌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