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여당 계속되는 보이콧
- 與 위원장 상임위 잇단 무산
- 경주여진·사드·학교급식 등
- 대부분 민생과 직결된 사안
- 정치권 대선행보 비판 자초
국회는 국정감사 나흘째인 29일에도 여당이 사라진 '반쪽 국감'이 진행했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정치적 이해를 계산하면서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을 헤아리더라도 이번 국감에 집권여당이 불참하는 데 대한 비판과 우려의 시선이 가시지 않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이날 당 지도부의 경고와 만류를 뿌리치고 국정감사를 진행하고, 새누리당 나경원·정병국·하태경 의원 등이 "국감은 진행하는 게 맞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 여당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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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이 당의 '국정감사 보이콧' 방침을 깨고 29일 국방위 회의실에서 방위사업청 등에 대한 국감을 주재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국감 파행은 국회 직무유기
매년 정기국회 기간에 진행되는 국감과 올해 국감은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는 미르재단이나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관련 의혹과 달리 전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경주 지진'부터 국가의 물류망을 뒤흔든 '한진사태', 3대 국가 기간산업으로 대접받던 조선산업의 몰락에 따른 후속대책 등은 국민 생활과 직결된 사안이다.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해임안을 놓고 여야가 갈등을 빚은 결과로 지난 26일부터 시작된 국감에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불참하면서 '지진은 더 없는지', '지진이 와도 원전은 안전한지',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를 들여도 되는지', '내 아이가 먹는 학교급식은 안전한지', '현직 검사가 구속됐다는데 검찰이 신뢰를 회복할 방안은 무엇인지' 등 국민의 관심사는 뒤로 밀리고 있다.
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회 법사위, 정무위, 미래창조위, 국방위, 안행위 등은 정쟁의 회오리 속에 국감이 열리지 못하고 있다.
여당 소속인 김영우 국방위원장이 국감 보이콧이라는 당론을 어기면서까지 29일 국정감사에 임했지만, 여당의원의 불참으로 반쪽 국감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대선 기선제압 정치행보 비판
여당의 국감 보이콧으로 반쪽 국감이 나흘째 진행되면서 야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이나 비선 측근들의 비리 의혹을 덮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여당은 거꾸로 김 농림부 장관의 해임안을 처리한 정 의장이 물러나지 않는 한 국감 참여는 없다고 버티고 있다. 여야 모두 차기 대선을 두고 기선제압을 위한 정치 행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국감은 국정 감시자로서 국회가 정부의 국정 수행에 대해 국민을 대신해 평가와 대안을 제시하는 1년에 한 번뿐인 기회이다. 상시 상임위라는 말이 있지만, 피감기관이 국감 증인 선서를 하고 책임 있게 답변하는 시간이다. 국민들이 국감 때 의원의 질의에 대한 정부의 답변을 '신뢰'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주 지진으로 대구 경북은 물론 부산 울산 경남 더 나아가 온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지만,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국감을 열지 않았다.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관련기관은 "원전은 안전하다"는 설명을 할 기회를 날렸고, 국민은 지진과 원전 위험의 공포에 떨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나라를 뒤흔든 사드 배치 문제를 따질 수 있는 국방위의 국방부에 대한 국감은 지난 26일 무산됐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전날 소속 의원들에게 "국감에는 들어가라"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