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귀국 이후 몸은 새누리당에 있으면서 마음은 반 전 총장에 가 있는 여당 의원이 부지기수다. 반 전 총장이 설 연휴 이후 새누리당이 아닌 바른정당에 입당하면 이들에 대한 새누리당의 대응이 2차 분당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내 13명의 충청권 의원은 반 전 총장과 뜻을 같이하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충청권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를 우려해 신중한 행보를 하고 있지만, 설 연휴 이후 반 전 총장 지원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충청 지역구 의원 오찬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새 한국의 길을 열겠다는 소명의식이 확고하다는 것을 미국에서 만났을 때 면전에서 파악했다. 반 전 총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에 남아 있는 19명의 부산 울산 경남(PK) 의원들도 상당수가 반 전 총장 지원 행보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부산의 김정훈(남갑) 의원은 반 전 총장 귀국 이후 최측근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외 중에서도 박민식(북강서갑) 전 의원이 반 전 총장의 법률지원 역할을 하고 있고, 나성린(부산진갑) 전 의원은 반 전 총장의 정책 개발을 맡고 있다는 후문이다.

새누리당은 일단 원내외 인사들의 반 전 총장 지원 활동을 묵인하고 있다. 가능성은 작지만 반 전 총장의 새누리당 입당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최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놓으려는 의도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예상대로 바른정당을 택한다면 새누리당은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은 바른정당을 위해 활동했다가 당원권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은 비례대표 김현아 의원에 대해 "결혼도 유지해야겠고 애인도 쳐다봐야 되겠다는, 아주 정치적으로 부도덕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새누리당이 김 의원의 사례처럼 반 전 총장을 돕는 원내외 인사들을 강하게 압박하면 2차 탈당 사태가 불가피하다. 반 전 총장을 돕는 새누리당 인사는 대부분 탈당도 불사한다는 생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새누리당이 원내외 인사들의 '양다리'를 용인하면 공당으로서의 존재 가치는 사라진다.

한편 인 위원장이 19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겠다고 밝혀 중립 성향 의원들의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