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순실 사익 위해 권한남용, 헌법 위배"
- 직위·예우 즉시 박탈, 대선 5월 9일 유력
박근혜 대통령이 헌정 사상 처음으로 10일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선고기일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박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정치권은 헌재 결정을 수용하고 조기 대선 준비 체제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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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가 10일 탄핵 심판 선고에서 박근혜 대통령 파면 결정을 내렸다. 박 전 대통령은 이로써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권좌에서 내려오게 됐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29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담화를 마치고 장막 뒤로 퇴장하는 모습. 국제신문 DB |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 개입을 허용하고 대통령으로서 권한을 남용해 헌법과 법률을 위배한 중대한 법 위반을 했다고 적시했다.
헌재는 "대통령에게 보고된 서류는 정호성이 각종 인사 자료, 국무회의 자료, 대통령 순방 자료, 국무부 접견 자료 등 공무상 비밀을 담은 자료를 최 씨에게 전달했다. 최 씨는 이들 문건에 대한 의견을 주고 내용을 수정하기도 했고 피청구인 일정을 조정하는 등 직무 활동에 관여했다"고 인정했다.
헌재는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플레이그라운드, KD코퍼레이션 지원 등 최 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지원했고, 헌법·법률 위배 행위는 재임 기간 중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대통령의 행위는 최 씨의 사익을 위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남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이어 "그 결과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안종범 김종 정호성 등이 부패 범죄 혐의로 구속됐고, 피청구인의 위헌 위법 행위는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에 위배된다"고 판시했다.
이와 함께 헌재는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진상 규명에 협조하겠다고 밝혔음에도 검찰과 특별검사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았고 청와대 압수수색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일련의 언행을 보면 법 위배 행위가 반복돼 헌법 수호 의지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결국, 대통령의 위헌 위법 행위는 국민의 신임을 배반한 것으로 헌법 수호 관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행위라고 봐야 한다"고 파면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간부 좌천 인사, 이른바 '정윤회 문건'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 사장 압박에 개입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세월호 7시간'에 대해서도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참사 당일 대통령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했는지 여부는 탄핵심판 절차의 판단 대상이 아니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김이수·이진성 재판관은 보충 의견으로 "대통령이 생명권 보호의무를 위반하지는 않았지만, 헌법상 성실한 직책수행의무 및 국가공무원법상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면서 "다만, 그런 사유만으로는 파면 사유를 구성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로 시작된 탄핵심판은 92일 만에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막을 내렸다. 오는 5월 9일로 유력시 되는 차기 대통령 선거일까지 국정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이끌게 된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