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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은폐·대국민 약속 파기…헌법수호 의지 없어

헌재 선고 어디서 갈렸나

  •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   입력 : 2017-03-10 22:25:41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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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실 직무 개입·靑문건 유출
- 미르·K재단 대기업 출연 지시
- 국회 등 견제·언론 감시도 막아
- 대의민주제·법치주의 정신 훼손
- 검찰·특검 조사에 응하지 않아
- 세월호·임면권 남용은 인정 안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대통령직에서 끌어내린 결정적 근거가 된 것은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 씨의 국정 농단을 은폐했고 헌법수호 의지가 없었다는 점이었다. 이런 점들이 대통령을 파면할 만큼 중대한 법 위반 행위로 인정돼 8명의 재판관 전원은 파면을 결정했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남용해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10일 헌법재판소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 등 재판관 8인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열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0일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결정문을 읽어내려가는 동안 대통령의 탄핵 인용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았다. 이 권한대행이 탄핵 소추사유 중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 임면권 남용 ▷언론 자유 침해 ▷세월호 사건 관련 '생명권 보호의무와 직책성실의무 위반' 등 명백하게 밝혀지지 않은 점들은 분명한 증거가 없어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던 까닭이다. 또 세월호 참사 당일 관저 근무 등의 문제와 관련해서는 '헌법상 대통령으로서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으나, 상대적으로 추상적인 '성실'의 개념을 문제 삼아 탄핵소추를 하기 어려워 소추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결정문 후반부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의 국정 농단 과정과 사익 추구에 관여하고 지원했다는 대목이다.

이 권한대행은 ▷최 씨에 대한 청와대 문건 유출과 최 씨의 직무 및 인사 개입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을 통한 KD코퍼레이션의 현대자동차 납품 지원 ▷안 전 수석에게 대기업 출연을 통한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을 지시하고 실질적인 운영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가 관여한 점 등 최 씨의 사익 추구를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지원을 지시한 점을 적시했다.

헌재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권한을 행사하고 투명한 공무 수행을 해야 할 대통령이 최 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숨긴 데다 관련 의혹이 나올 때마다 이를 부인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 결과 국회 등의 견제나 언론에 의한 감시 장치가 작동될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가 재임 기간 전반에 걸쳐 지속됐고 국회와 언론의 지적에도 사실을 은폐하고 관련자를 단속해 온 것은 대의민주제 원리와 법치주의 정신을 훼손했다고 헌재는 밝혔다. 헌재는 이 같은 행위가 ▷공익실현 의무 위반(헌법 제7조 제1항) ▷기업의 자유와 재산권 침해(헌법 제15조 등) ▷비밀엄수의무 위배(국가공무원법 제60조) 등 헌법과 법률 조항 위반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검찰, 특별검사 조사에 협조하겠다고 공언하고도 이에 응하지 않은 점 등은 법 위배행위를 근절하겠다는 헌법수호 의지도 결여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헌재는 "대통령을 파면하는 것보다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고 선고함으로써 90여 일에 걸친 탄핵심판에 마침표를 찍었다.
   

   

[탄핵소추 사유별 판단]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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