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재소장 권한대행 두번 역임
- 선고 당일 '헤어롤' 실수 화제
- 공격 위협에 퇴임후 경호 요청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두지휘한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3일 퇴임식을 하고 6년간의 헌법재판관 임기를 끝낸다. 지난 10일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대통령 파면 결정을 전원일치로 이끈 지 3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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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일인 지난 10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머리에 헤어롤을 그대로 꽂은 채 헌재로 출근하고 있는 모습. 국제신문 DB |
이 권한대행은 지난 1월 31일 퇴임한 박한철(64·13기) 전 헌재소장의 뒤를 이어 38일간 탄핵심판 심리를 이끌었다. 이 권한대행은 8명의 헌재 재판관 중 유일한 여성 재판관이면서 가장 어리고 사법연수원 기수도 늦다.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으로 남들 앞에서 튀지 않는 편으로 알려졌지만, 때로는 과감하면서도 강력한 지휘력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22일 열린 16차 변론에서 대통령 대리인단이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국회 탄핵소추인단을 편드는 수석대리인", "법관이 아니다", "이정미와 권성동(국회 소추위원)이 한편을 먹고 뛴다" 등 도를 넘는 발언을 하자 강력한 소송지휘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울산이 고향인 이 권한대행은 마산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교수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거쳐 고법 부장판사로 승진했으며,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이어 대전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1년 이용훈 당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헌법재판관이 됐다.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으로 분류되는 이 권한대행은 2014년 12월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사건 주심을 맡아 찬성 의견을 냈다.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금지법, 국회 선진화법 등 주요 사건에서 대체로 다수 의견을 냈다. 그러나 위헌 결정이 난 간통죄에 대해서는 "간통은 성적 자기결정권의 보호 영역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합헌이라는 소수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 권한대행은 2013년 이강국(72·사법시험 8회) 당시 헌재소장 퇴임 후 3개월가량 간 권한대행을 맡은 바 있어 헌재 역사상 최초로 소장 권한대행을 두 번 맡은 재판관이기도 하다.
탄핵심판 선고 당일 실수로 머리에 '헤어롤' 2개를 꽂고 출근하는 모습은 인터넷상에서 '업무에 너무 몰두한 결과 벌어진 인간적인 실수'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헌재는 이 권한대행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이 확산되자 경찰에 퇴임 후 경호를 요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권한대행뿐만 아니라 재판관 전원에 대한 경호 수준을 최고 단계로 높여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이 권한대행의 퇴임 때 "시민들이 '헤어 롤'을 하고 헌재 앞에 모여 손뼉 쳐 드리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13일 오전 11시 이 재판관이 퇴임식을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이는 지난 10일 헌재 탄핵심판 선고기일 당시 이 권한대행이 선고에 집중하느라 뒷머리에 헤어 롤 2개를 단 채 출근해 화제가 된 점을 염두에 둔 것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