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인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사퇴 시한 종료 직전 지사직을 사퇴하고 선거관리위원회에 늑장 통보했다. 이에 따라 도지사 보궐선거는 무산됐다. 이에 옛 야권 등은 크게 반발했고 사퇴와 사퇴 통보 시점이 다른 현행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 전 도지사는 사퇴 시한 마지막날인 지난 9일 밤 11시57분 사퇴서를 도의회 의장에게 제출했고, 경남도는 10일 오전 8시 이를 도 선관위에 통보했다. 사퇴 통보가 보선 사유 발생 시한을 넘겨 이뤄짐에 따라 보선은 무산됐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35조(보궐선거 등의 선거일)에는 지방의회 의원 또는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는 관할 선거구 선관위가 그 사유를 통지받은 날을 선거 '실시사유가 확정된 때'로 정하고 있다.

보선이 무산되자 옛 야권과 시민단체는 '꼼수 사퇴'라며 공세에 나섰다. 적폐 청산과 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 20여 명은 이날 오전 도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전 지사가 도지사직을 그만두는 마지막 순간까지 도민 참정권을 빼앗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은 이날 홍 지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창원지법에 낸 데 이어 대통령후보 자격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정치적 조치를 할 계획이다. 정순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