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국의 군사 압박에 맞서 16일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발사 직후 폭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 |  |
| 지난 15일 있었던 김일성 생일 기념 열병식에 나온 대륙간탄도미사일. 연합뉴스 |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오늘 오전 6시 20분께 함경남도 신포 일대에서 1발의 불상 미사일 발사를 시도했으나 실패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합참은 "실패한 미사일의 기종 등 세부 내용은 분석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기종 등에 대해서는 정밀 분석 중이지만, 발사직후 폭발한 것으로 파악되어 정확한 기종 식별에는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 당국의 한 관계자는 "오늘 발사 실패한 미사일은 지난 5일 신포 일대서 발사된 것과 같은 계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지상 발사시설에서 멀리 날아가지 못하고 폭발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미국 태평양함대 사령부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도를 확인하고 "미사일은 거의 발사 직후 폭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5일 오전 6시42분에 같은 장소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으나 비정상적으로 60여㎞를 비행하다가 동해상에 추락한 바 있다.
당시 한미는 발사된 미사일을 KN-15(미국이 북극성 2형에 부여한 명칭) 계열로 추정했으나, 미국 군 당국 일각에서는 스커드-ER로 분석하기도 했다.
지난 5일 추락에 이어 11일 만에 또 발사를 시도해 폭발한 것은 북극성 계열의 새로운 미사일 개발 또는 스커드-ER의 고체 엔진 개량작업 등이 순조롭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달 들어 두 차례 발사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일환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북한이 전날 개최한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서 한 축의 바퀴가 7개인 트레일러에 탑재한 신형 ICBM 원통형 발사관 등을 공개한 데 이어 이날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군사적으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일종의 '무력시위' 일환으로 분석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2인자인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방한에 맞춰 미사일 도발을 시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오후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해 17∼18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총리와의 회담,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연설, 주한미군부대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한다.
중국 중앙(CC)TV는 이날 미사일 발사 시도는 북한에 대해 군사압력을 가중하고 있는 미국에 대한 "무력시위" 의도가 있다고 평가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오는 25일 인민군 창건 85주년을 전후로 탄도미사일을 또 발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관련 결의를 또다시 명백히 위반한 것이며 한반도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엄중한 위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논평은 "북한이 열병식에서 갖가지 공격용 미사일을 내보이고 오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것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위협 시위"라며 "만약 핵실험 및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전략도발로 이어진다면 북한 정권이 감내하기 어려운 강력한 징벌적 조치가 반드시 있을 것임을 다시 한 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논평은 그러면서 "정부는 관련국들과 이에 필요한 관련 협의를 긴밀히 진행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평은 아울러 "우리 정부는 확장억제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조치를 가속화하는 등 굳건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를 바탕으로 한 치의 흔들림 없이 국민의 생명과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주자들도 일제히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 측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를 시도한 것은 '무모한 도발'이라고 비난했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논평을 내고 "미국의 칼빈슨 항공모함이 한반도 남단 수역에 진입하는 때에 맞춰 무모한 짓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는 행태"라고 밝혔다. 박 공보단장은 "핵과 미사일로는 정권을 지킬 수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 공보단장은 "국제사회는 북한이 도발의 길에서 돌아서서 핵 포기 의지를 확실히 한다면 얼마든 협상으로 해결할 길을 열어놨다"며 "그 어떤 행위도 우발적 충돌의 빌미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하고 현명한 선택을 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측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원내 각 당은 즉시 국방위와 외통위 소집에 응해 일각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군사적 충돌설에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근식 선대위 정책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국민의당은 북한의 망발을 강력히 규탄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북한은 대규모 열병식에 이은 미사일 발사 등 끊임없는 무력도발로 한반도의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면서 "무력도발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국제사회의 공분과 북한의 고립을 자초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욱이 미국이 서태평양에 칼빈슨호 등의 핵심 군사력을 전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