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005년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 속 '돼지 흥분제 이야기'가 성폭력 논란을 일으키자 "내가 관여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을 했다. 결국 거짓말을 실토한 셈으로, 홍 후보가 지난 19일 토론에서 지도자는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것과 앞뒤가 안 맞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인과의 만남에서 참석자들과 얘기를 하면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홍 후보는 2005년 펴낸 자서전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돼지 흥분제 이야기'라는 글에 대학교 1학년인 1972년 당시 친구가 짝사랑하던 여학생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돼지발정제'를 구해달라고 했으며, 하숙집 동료들이 이를 구해줬다는 내용을 적었다.

그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면 절대 그런 일에 가담하지 않을 것"이라며 "장난삼아 한 일이지만 그것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검사가 된 후에 비로소 알았다"고 적었다.

성폭력 가담 논란이 일자 홍 후보는 "하숙하면서 S대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옆에서 들었다. 그것을 책에 기술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관여했던 것처럼 쓰고 마지막에 후회하는 장면을 넣은 것"이라며 자신은 관계가 없는 사건이라고 해명했다.

결국 자서전을 통해 독자들에게 거짓말을 한 셈이다.

문제는 홍 후보가 지난 19일 대선 토론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공격하며 '거짓말을 안 하는 게 지도자의 자질'이라고 했다는 점이다.

당시 서울 여의도 KBS에서 진행된 '2017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에서 문 후보를 향해 "홍 후보는 "송민순 회고록이 거짓말인지 문 후보가 거짓말인지는 회의록 보면 나올 것이다. 회의록에서 거짓말이라고 밝혀지면 어쩔 것인가"라며 "지난번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이야기할 때도 저한테 협박했지 않나"라고 했다.

이어 "640만 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안 받았으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겠나. 막말이 아니라 거짓말을 안 하는 게 지도자의 자질"이라고 강조했다. 권진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