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호영 이르면 오늘 의총 소집
- 단일화 없이 사퇴론까지 거론

바른정당 내부에서 유승민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를 본격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유 후보는 물론 안 후보도 단일화에 분명히 선을 긋고 있지만 바른정당 내부에서 후보 단일화 요구가 폭발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후보 단일화는 아직 유효한 변수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바른정당 내부에서 후보 단일화 요구가 계속되는 이유는 유 후보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저조한 지지율이 당내 위기감을 확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 소속 지방의원들은 유 후보의 TV 토론 선전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 지지율이 3~5%에 갇혀 있어 5·9대선에서 의미있는 득표율을 기록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 지지율로는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23일 바른정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속 국회의원 16명은 지난 21일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게 유 후보 사퇴와 단일화를 포함한 거취를 논의를 하기 위해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주 대표대행은 이르면 24일 의총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져 어떤 결과가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장제원(부산 사상구) 의원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광역·기초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당선이 어렵다고 보고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려는 움직임이 많다. 국회의원보다는 지방의원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고 밝혔다. 김재경(경남 진주) 의원도 유 후보를 향해 공개적으로 안 후보와의 단일화를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유 후보는 국민의당 안 후보 및 박지원 대표의 안보관을 문제삼고 있으며, 한국당 홍준표 후보에 대해서는 '무자격 후보'라고 비판하며 '보수 적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바른정당 내부에서도 "유 후보가 경선을 통해 합법적으로 선출됐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흔들기는 어렵다"며 답답해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럼에도 오는 30일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만큼 바른정당 내에서는 어떻게든 29일까지는 국민의당 또는 한국당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후보 단일화 방식은 ▷국민의당과의 중도·보수 통합론(영·호남 통합론) ▷자유한국당과의 보수재통합론 ▷후보 단일화 없는 유 후보 사퇴론이다. 특히 지지층이 겹치지 않는 국민의당과 연대 또는 단일화를 해야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보고 국민의당 박 대표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간 '협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국당은 단일화가 아니라 바른정당 흡수 전략을 펴고 있다. 정우택 원내대표가 최근 라디오 방송에서 "(바른정당 의원 중) 마음은 한국당에 와 있는 분이 꽤 있다. 내가 확인한 것은 7~8명 된다"고 말한 것은 이런 연장선으로 분석된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