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수 일가 불법 경영승계 근절
- 상법 개정·금산분리 강화 등
- 정경유착·갑질 병폐 척결 중점
- 공정위 위상·역할 한층 커질듯
- 일각 "기업 경영활동 위축 우려"
후보 시절부터 '재벌 개혁'을 끊임없이 천명한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으로 새 정부에서는 경제 민주화 관련 정책 드라이브가 역대 어느 정권보다 강하게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정경유착이나 일부 대기업의 '갑질'과 같은 고질적 병폐가 점차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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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10일 청와대 본관 집무실에서 임종석 신임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제1호 업무지시로 경제분야 사안인 '일자리위원회 설치 및 운영방안'을 하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그러나 재계는 경제 민주화를 위한 정책 방향에는 큰 틀에서 동의하면서도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켜서는 안 된다며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10일 재계와 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경제 민주화 관련 공약은 ▷공정거래위원회 기능 대폭 강화 ▷상법 개정(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 ▷금산 분리 강화 ▷지주회사 요건 및 규제 강화▷총수 일가의 불법 경영승계 근절 ▷법인세율 인상(현행 22%→25%) 등으로 요약된다. 문 대통령의 10대 공약 중 '반부패·재벌개혁' 공약이 3순위일 정도로 새 정부의 경제 민주화 의지는 상당히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들 공약은 재계의 예상보다 빨리 시행될 가능성이 크다. 문 대통령이 공약집을 통해 "2017년부터 법률 개정을 추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위의 위상 및 기능 강화는 문 대통령의 재벌 개혁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공약으로 평가 받는다. 대기업의 불공정 거래 행위만을 집중 조사하는 전담부서 신설, 공정위 조사활동 방해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이 추진돼 소위 '슈퍼 공정위'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 개혁 대상으로 직접 거론한 삼성 현대차 SK LG 등 4대 그룹이 공정위의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그룹의 자산총액은 국내 30대 그룹 자산의 51.6%(2015년 말 기준)를 차지한다. 새 정부 공정위의 초대 위원장으로는 '재벌 저격수'로 불리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 등이 거론된다.
아울러 재벌의 불법적인 경영 승계 등을 근절하기 위한 순환출자 해소, 금산 분리 강화를 통한 대기업의 '문어발식' 금융업 진출 제한, 횡령·배임 등 경제범죄 엄정 처벌 및 사면권 제한도 추진된다. 이들 공약은 새 정부 하반기 경제 정책에 직·간접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의 재벌 개혁 의지가 강한 만큼 대기업을 주로 대변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보다 대한상공회의소나 중소기업중앙회의 위상이 강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경제 민주화 관련 공약이 여소야대 국면에서 원활히 추진되지 못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재계에서도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지난 9일 주요 경제단체들이 논평을 통해 "한국 경제의 활력을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으나, 내부적으로는 우려 또는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1순위 공약인 '일자리 창출'과 관련해서도 강력한 추진 동력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0조 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추경 예산은 올해 하반기 공무원 1만2000명 추가 채용에 사용될 전망이다. 추경에 공무원 추가 채용과 교육훈련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하고, 인건비 및 법정 부담금은 오는 9월에 편성되는 2018년도 본예산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추경 편성 요건의 부합 여부를 두고는 이견이 있다. 추경 편성은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발생, 경기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의 변화·경제협력과 같은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최정현 이석주 기자 cjh@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