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동비 53억 아껴 일자리 지원
- 권력기관 특수경비 손질 신호탄
문재인 대통령이 '눈먼 돈'으로 지적돼 온 특수활동비 절감에 솔선수범하며 나섰다. 문 대통령 본인부터 개인과 가족의 식비와 치약, 칫솔 등 개인 비품 구매비 전액을 사비로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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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25일 열린 청와대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청와대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127억 원 중 42%에 해당하는 53억 원을 절감하고 이를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에 보태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부터 앞장서서 특수활동비를 절감하면서 제도 전반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의 올해 편성된 특수활동비 및 특정업무경비는 161억 원으로 그중 127억 원이 남아있는데 이 가운데 42%를 청년 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등 예산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또 내년도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예산을 올해보다 31%(50억 원)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특수활동비는 기밀 유지가 요구되는 정보·수사를 비롯해 국정 수행 활동에 직접 소요되는 경비로, 현금으로 지급되고 영수증 처리도 하지 않는다. 지난해 특수활동비가 가장 많이 책정된 기관은 국가정보원으로 4860억 원이 편성됐다. 국방부(1783억 원)와 경찰청(1298억 원)도 1000억 원이 넘었다. 문 대통령이 특수활동비 절감을 위해 직접 나섬에 따라 정부 부처들도 특수활동비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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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의 참석에 앞서 문 대통령이 직접 자신이 마실 커피를 따르고 있다. |
한편, 이날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는 '노타이' 와이셔츠 차림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5분가량 대통령과 참모진의 티타임에서 문 대통령은 직접 따른 커피를 들고 왔다. 청와대는 이날 회의가 정해진 결론이나 수첩에 받아쓰기, 계급장이 없는 '3무(無) 회의'로 설명하면서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는 청와대의 꽃이고 청와대가 대한민국의 중심이라면 이 회의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자리다. 참모들에게는 이견을 말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국민인수위원회 운영 계획, 최근 주요 경제 상황, 일자리 추경,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청와대는 앞으로 매주 월, 목요일에 수석보좌관 회의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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