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총리가 제청 철회"

- 김동연, 3당 정책위의장에 읍소
- 민주, 한국당 뺀 개문발차 시도

야권이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심사와 국회 처리를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이른바 '부적격 신 3종 세트'의 사퇴와 연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적격 신 3종 세트'는 야권이 지명 철회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송영무 국방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를 뜻한다.

	왼쪽부터 김상곤, 송영무, 조대엽. 연합뉴스

야권이 그동안 원칙적으로 예산과 인사청문회를 연계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바꾼 것이어서 추경 심사와 처리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김상곤, 조대엽, 송영무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후보자 본인의 자진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며 "그런 적절한 조치가 있을 경우 추경을 비롯한 여러 국회 현안에 협력할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부실 인사 문제에 대해 근원적인 해소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추경 등 현안은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도 "김 후보자의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폐기, 조 후보자의 음주 운전, 송 후보자의 천문학적인 자문료 등은 문 대통령이 강조한 국민 눈높이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코드 인사'를 밀어붙인다면 중대한 고비가 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정부·여당이 이들에 대해 자진 사퇴 등의 조처가 없으면 추경 처리에도 협조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전체회의에서 "국회선진화법 체계 내에서 지금처럼 해서는 정국이 한 발짝도 못 나간다"며 "헌법상 이들을 제청한 국무총리가 임명 제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날 야3당 정책위의장을 찾아 추경 처리 협조를 요청했지만, 분위기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당 이현재 정책위의장은 "추경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당 이용호 정책위의장은 "야당이 추경 처리에 임할 수 있도록 명분과 모양을 만들어 달라"고 공을 정부·여당에 넘겼다. 바른정당 이종구 정책위의장은 "우리가 심사 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추경 요건에 문제가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추경 심사 자체를 거부하는 한국당을 뺀 '여야 3당'이 심사에 착수하는 이른바 '개문발차'를 시도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에서 "마지막까지 한국당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지만 거부하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라도 이번 주부터 추경 심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야3당이 부적격 공직 후보 3인에 대한 사퇴를 '국회 정상화'의 조건을 내걸고 있어 심사 착수가 가능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