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털사이트·SNS 등서 여론조작
- 靑에 與 선거대책·野 동향 보고
- 원세훈 녹취록 삭제돼 검찰 제출”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통령선거 당시 이른바 ‘대선 댓글 사건’에 개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2011년 국정원이 특정 정당의 선거 승리 방안을 제안하거나 야권 인사의 동향을 파악해 작성한 문건의 존재도 대부분 사실로 밝혀졌다.
3일 ‘국가정보원 적폐청산 TF’(적폐청산 TF)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 취임 이후 2009년 5월∼2012년 12월 알파(α)팀을 비롯해 민간인으로 구성된 사이버 ‘외곽팀’을 운영했다.
‘외곽팀’은 네이버 다음 등 4대 포털과 트위터에 친정부 성향의 글을 실어 국정 지지 여론을 확대하고, 사이버 공간의 정부 비판 글을 ‘종북 세력의 국정 방해’ 책동으로 규정해 반정부 여론을 제압하는 게 목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정원 심리전단이 운영한 ‘외곽팀’은 2009년 5월 포털 다음 ‘아고라’에서 활동한 9개 팀으로 시작, 원 전 원장의 지시에 따라 2011년 1월에는 24개 팀으로, 2012년 4월 이후에는 30개 팀으로 늘어났다. 보수·친여 성향의 예비역 군인, 회사원, 주부, 학생, 자영업자 등으로 꾸려진 외곽팀 인원은 많게는 3500명에 달했고, 이들의 인건비로 월 2억5000만 원에서 3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적폐청산 TF의 조사 결과 2013년 4월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 당시 원 전 원장의 ‘전 부서장 회의시 지시강조 말씀’ 녹취록(2009년 5월~2012년 3월) 중 36곳이 삭제돼 검찰에 제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국정원이 정치권 동향을 보고한 문건 중 ‘10·26 재보선 선거사범 엄정 처벌로 선거질서 확립’ 문건은 2011년 11월 4일 작성됐다. 이 문건은 11월 3일 원 전 원장이 정무직 회의에서 ‘선거사범 최단시간내 처리’를 지시한 이후 검찰·경찰·선관위 담당 IO 첩보를 종합해 작성된 뒤 청와대에 보고됐다고 적폐청산 TF는 전했다. 적폐청산 TF는 “해당 보고서에는 야당 후보자와 지지자만을 대상으로 검경 지휘부에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와 처벌을 독려했다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2011년 치러진 보궐선거 직후 여당 후보의 낙선 원인 등을 분석하고 향후 선거에서의 여당 후보 당선에 필요한 선거운동 방법 등을 다룬 내용도 있었다. 이 문건을 청와대에 보고한 후 원 전 원장은 심리전단에 SNS 대응팀 강화를 지시했고, 같은 해 12월 심리전단에 35명으로 꾸려진 1개 팀이 증원된 것으로 적폐청산 TF는 전했다. ‘2040 세대의 대(對)정부 불만요인 진단 및 고려사항’ 문건은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 ‘20∼40대, 박원순 압도적 지지’ 등의 내부 보고서를 활용해 11월 7일 청와대에 보고한 문건이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2011년 8~10월 ‘손학규 대표, 서울시장 후보로…’, ‘우상호 좌익 진영의 대선 촉각…’ 등 당시 야당 인사들의 동향을 보고하는 문건도 만들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