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바른정당, 의도 경계
- MB 측 향후 파장 예의주시
- 친이계 “역풍 맞을 것”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MB)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했다는 국정원 자체 조사 결과를 계기로 적폐 청산 동력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여당은 이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에 두루 포진한 옛 친이(친이명박)계 의원들은 국정원 발표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면서도 파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4일 브리핑을 통해 “18대 대선을 앞두고 제기됐던 국정원 댓글 사건에 진실 일부가 밝혀졌다. 빙산의 일각임에도 매우 경천동지할 내용이다. 국정원 댓글 공작은 일벌백계로 다뤄야 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강훈식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세금으로 민의 왜곡을 위한 ‘반(反)국민’ 댓글부대 운영에 대한 검찰의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 성역 없는 수사로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 과거 보수 정권 10년의 적폐 청산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이를 위해 박범계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적폐청산위원회도 오는 18일까지 구성한다. 적폐청산위는 적폐 청산에 필요한 입법 과제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중 첫 번째로 ‘적폐 청산’을 꼽은 만큼 여당으로서 관련 조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당 차원에서는 일단 말을 아끼고 있다. 한 몸이었던 양당 모두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는 탓이다. 특히 여권이 이명박 정권을 정조준하는 것으로 비치면서 옛 친이계들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친박(친박근혜)계와 다를 바 없는 청산 세력으로 묶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 측은 이날에도 국정원 적폐 청산 TF의 발표 내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 정권과 불필요하게 ‘대립 구도’를 형성하기보다는 일단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하지만 친이계 인사들은 달랐다. 한국당의 친이계 인사인 권성동 의원은 “정치적 의도가 의심스러운 게 아니라 명백한 상황”이라며 “굳이 TF를 만들어서 조사 결과를 공개할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바른정당의 친이계 김용태 의원은 “과거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바로 잡아야 하겠지만 (현 정권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면 반드시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보수 야당 일각에서도 과거 정권의 정치개입 사건 논란을 털고 가자는 의견도 나온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정치보복이 돼서는 안 되지만, 정치보복이라고 오해받을까 두려워 진실을 덮는 일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