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형 위원장, 통합·상생 읍소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가 20일 공사 재개 권고안을 내고 역할을 끝냈다. 출범한 지 89일 만이다. 공론화위는 출범부터 이날 발표까지 우여곡절과 파란만장의 연속이었다. 대규모 공론조사가 처음인 데다 찬반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해 새로운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봉합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정부가 지난 6월 2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신고리5·6호기 공사를 3개월간 일시 중단하고 공사 여부를 공론조사에 맡기자고 결정할 때부터 고비를 맞았다. “초법적 결정이다” “결론을 내놓고 끼워 맞추기를 한다” “비전문가에 국가 에너지 정책을 떠넘겼다”는 등 각종 우려가 제기됐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하고, 공론조사에 힘을 보태면서 공론화위 구성도 속도를 냈다. 이 총리는 지난 7월 24일 공론화위원장으로 대법관 출신 김지형 변호사를 위촉했다. 공론화 위원 8명은 인문사회·과학기술·조사통계·갈등관리 등 4개 분야에서 2명씩 위촉됐다. 공론화위는 건설 중단 측과 재개 측 양쪽 대표 단체들에 위원 후보자 명단을 주고 편향성 소지가 있는 인사는 배제하도록 ‘제척권’을 주며 ‘중립성’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
하지만 공론화위가 2차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조사 대상자들이 공사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고 밝혀 혼선을 불렀다. 정부와 공론화위가 ‘최종 결정’을 두고 서로 떠넘기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정부가 결정 주체이고, 공론화위는 자문기구라는 역할이 정리되면서 공론화 절차는 속도를 냈다.
공론화위는 조사 용역업체로 한국리서치 컨소시엄을 선정해 8월 25일부터 9월 10일까지 15일간 2만6명의 응답을 받았다. 9월 11일에는 시민참여단 참여를 희망하는 5981명 중 500명을 선정했다. 하지만 건설 중단 측이 공론화 과정의 공정성 문제 등을 제기하며 공론화 참여 중단까지 논의하는 등 잡음이 계속됐다. 김 위원장은 “분열과 대립이 아닌, 통합과 상생을 위한 격조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숱한 고비를 넘어 시민참여단은 지난 13, 14일 천안 계성원에서 열린 2박 3일 종합토론회에 참석해 최종 4차 조사까지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석 달간 숨 가쁘게 달려온 공론화위는 이날 ‘정부 권고안’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김 위원장은 이날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작은 대한민국’이라고 불러도 좋을 시민 대표이자 현자(賢者)인 시민참여단은 감동 그 자체였다”며 공론조사를 마친 공을 시민참여단에 돌렸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