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지방정부 간 업무 배분
- 입법권 등 4대 자치권 보장
- 분권형 개헌촉구 건의문 채택
- 홍준표·우원식 행사장 찾아
전국의 기초단체장들이 울산에 총집결해 ‘지방분권 개헌 추진’을 촉구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 박성민 울산 중구청장)는 16일 오후 울산 롯데호텔에서 민선 6기 4차년도 전국총회를 열어 ‘지방분권형 개헌 촉구 건의문’을 채택했다. 이 건의문에는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임을 헌법 제1조에 천명하고 ▷국민의 기본권으로서 주민자치권을 신설하며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헌법에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정부 간 업무 배분에 ‘보충성의 원리’를 적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보충성의 원리’란 가까운 지역의 사무는 주민들과 가장 인접한 지방정부가 처리한다는 원칙이다. 이 건의문에는 또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조직권 등 4대 지방자치권을 보장하고 국회를 지역대표 상원과 국민대표 하원으로 구성하는 양원제로 만들자는 요구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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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울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민선 6기 4차년도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총회에서 참석자들이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드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방을 살리자! 지방분권개헌’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총회에는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110곳의 단체장이 참석했다. 협의회 박성민 대표회장은 “이번 총회는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고 여야 정당 대표를 초청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지방자치와 지방분권 발전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추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방정부는 재정권이 취약하고 입법권도 미비해 중앙정부의 보조나 들러리로 수직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현재 사글세 관계라면 앞으로는 등기 이전(연방제)까지 가야 하는데 우선은 전세까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등기 이전까지 가서 지역의 운명과 미래를 지역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지방정부 수장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경남지사로 일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재량권이 없다는 점을 몸으로 느꼈다. 지자체장이 예산철이 되면 국회나 정부에 와서 굽신대는 문제가 되풀이되는 등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8 대 2인 상황에서는 지방자치가 불가능하며 적어도 6 대 4 수준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방자치 개헌은 전적으로 찬성하지만 개헌은 시기가 아니라 내용의 문제”라며 “지방재정 확보, 자치재정권과 입법권 등에 대한 논의가 선행돼야 하므로 내년 지방선거로 시기를 못 박지 말고 대통령 임기 중에 제대로 된 헌법의 틀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식전행사로 예정됐던 울산시립무용단 공연은 전날 경북 포항 지진 피해를 고려해 김시중 기상청 지질재난 전문가 특강으로 대체됐다. 전국 226개 시·군·구 단체장으로 구성된 협의회는 자치단체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의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설립됐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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