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정가, 독단적 행태 우려
- 여의도연구원 불신도 커져
- 시장후보 등 경선 요구 확산
- 시의원들 “무소속 출마 불사”
자유한국당의 ‘여의도발 공천’ 방침에 대해 지역 정치권이 들끓고 있다. 홍준표(사진) 대표가 전략공천 방침을 거듭 천명했지만, 내년 지방선거 예비후보들은 경선을 요구하는 등 중앙당 방침에 정면대응하고 나섰다. 일각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공천 결과가 나오면 무소속 출마 결행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목소리가 분출되는 것은 홍 대표의 일방통행식 공천 방침이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또 부산에서 현직 시의원 등 경쟁력을 지닌 인사들이 무더기로 출사표를 던짐에 따라 전략공천이 아닌 경선으로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7일 부산을 찾아 부산시장 공천과 관련해 “현역의 재신임도를 측정해 당선이 확실하면 그냥 공천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현역을 바로 배제하고 신인 중에서 전략공천이나 경선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을 배제하고 특정인을 공천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당시 발언은 ‘사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에 부산의 대표적인 친홍(친홍준표) 인사인 이종혁 최고위원이 주도하는 한길산악회와 한길포럼에 공천을 받으려는 예비후보들이 ‘줄 서기’한다는 비판마저 제기되면서 불신감은 극에 달했다.
A 시의원은 23일 “공정한 경선과 승복이라는 전제 아래 시장은 물론 기초단체장 후보도 경선해야 한다. 현 상황을 보면 공정한 공천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경선 없이 납득할 수 없는 인사가 공천을 받는다면 무소속 출마를 결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의 잣대로 활용될 여의도연구원(여연) 여론조사의 공정성도 지역 정치권에겐 불신의 대상이다. 홍 대표는 “여연의 조사가 가장 정확하다”며 공천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 정가에서는 홍 대표가 임명한 김대식 원장이 여연의 여론조사를 주도하는 까닭에 ‘홍 대표의 의도’가 실린 결과를 생산해 낼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의 B 시의원은 “여연의 여론조사 메커니즘을 어느 정도 안다고 자부한다. 원하는 결과를 만들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난 4·13총선 당시 큰 문제가 됐던 경선 후유증에 버금가는 ‘전략공천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홍 대표의 독단과 측근의 ‘공천 잡음’까지 겹치면서 중앙당은 공정성 측면에서 이미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