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지지율 40% 부동의 1위
- 예산 홀대 등 의구심 해소 숙제
- 한국당, 리더십 부재 불안한 동거
- 사당화 논란 … 민심 이반 가속도
- 바른정당·국민의당, 통합에 사활
- PK 정치세력 중앙서 비주류로
지난해 12월 9일. 국회에서 재석 의원 299명 중 3분의 2가 넘는 234명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하던 순간 우리나라 정치는 다시 한 번 격동기에 돌입했다.
임기 1년을 남겨 놓았던 박근혜 정권이 종말을 맞은 것과 함께 보수의 구심점이 사라졌다. 보수 세력을 강력하게 감쌌던 울타리가 허물어지자 부산 울산 경남(PK) 정치 지형도 대변화를 맞았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절대강자가 없는 4당 경쟁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정치력 공동화’로 이어지면서 PK가 중앙 정치의 비주류로 밀려나는 상황을 초래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어중간한 위치를 점한 PK. 새로운 주류 세력은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 ‘호황’ 민주당 ‘의구심 해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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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물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5월 2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번째 정식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국제신문DB |
지난해 4·13총선에서 8명의 의원을 탄생시키며 PK 판도를 뒤집었던 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 탄핵과 5·9대선 승리로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각종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평가가 70%를 오르내리고, 민주당의 PK지지율도 40%대로 부동의 1위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7개월이 지나고, 차기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민주당에 대한 PK의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른바 문재인 정권 정체성에 대한 의구심이다.
취임 이후 문 대통령의 ‘친부산 행보’에도 여권의 ‘호남 편중’ ‘PK 홀대’ 논란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와 정부가 이번 새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KTX 무안공항 경유 전폭 지원을 약속하는 등 호남에 치중했지만, PK 현안 해결을 위한 뚜렷한 노력은 보이지 않았다. 부울경 현안 해결에 대한 정부의 호응 역시 낮은 편이다.
PK 민주당의 목소리도 약하다. 당내에서 수적으로 열세인 데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인식되는 부산 최인호, 경남 김경수 의원 등도 초선의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표류’ 한국당 ‘보수 결집’에 명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한국당의 리더십 소멸로 이어졌다. 1년이 지난 지금은 각자도생의 시대. 절대다수였던 과거 친박(친박근혜)계가 쪼그라들면서 친홍(친홍준표)계, 비박(비박근혜)계, 중립 지대 등으로 갈라졌다. 탄핵을 주도하고 바른정당 창당에 앞장섰던 9명 중 김세연 하태경 의원을 제외한 7명이 순차적으로 돌아오면서 외형상 다시 PK 주류 세력의 모양새를 갖췄다.
하지만 리더십 부재의 해소 없이 생존의 위기감에 뭉친 탓에 ‘불안한 동거’ 상태다. 탄핵 찬반 세력이 모두 공멸의 위기에 처했다. 수적으로 PK 세력을 장악했던 친박계가 명맥만 유지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비박계 리더로 평가받던 김무성 의원도 탈당과 복당 과정을 거치면서 신뢰를 잃었다.
새로운 리더십으로 기대를 모았던 홍준표 대표는 오히려 불안 요인이다. 당 대표 취임 이후 사당화 논란으로 PK 보수 분열의 단초를 제공했다. 서병수 부산시장, 이주영 의원 등 당내 인사를 향한 막말 공세로 당내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했다. 더구나 대선 당시 대구에서의 출마 선언, 최근 대구 당협위원장 신청 의사 피력 등 친TK 행보로 부울경 민심의 이반을 가속화했다.
■ 바른정당·국민의당 ‘연대’ 사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뭉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렸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으로의 추가 탈당으로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했고, 국민의당은 최대 지지 기반이었던 호남을 민주당에 내줬다. 이는 두 당의 통합·연대 움직임이 빨라지는 배경이다.
특히 호남을 내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PK에서의 교두보 확보가 최대 과제로 꼽힌다. 바른정당에 남은 김세연, 하태경 의원도 국민의당과의 통합·연대가 절실하다. 지역 내 울타리를 상실한 상황이어서 새로운 언덕 없이는 차기를 기약하기 힘든 까닭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