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 봉합 안되면 무소속 속출
- 복당·잔류파 앙금도 ‘뇌관’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이 사실상 바른정당 분당 이전의 모습을 되찾았지만 ‘당협위원장 교체 리스크’ 증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협위원장 교체를 놓고 반발이 커지면서 경선 후유증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의석을 내줬던 지난 4·13총선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고개를 들고 있다. 갈등 봉합을 위한 ‘교통정리’가 제대로 안 되면 공천 등에 불만을 품은 쪽에서 이번 지방선거 때 무소속 출마를 강행하는 등 심각한 내부 분열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0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당협위원장 교체로 갈등이 고조되는 곳은 북강서갑과 연제구, 영도구, 금정구 등 4곳이다.

북강서갑과 연제구의 경우 신임 당협위원장으로 각각 거명되는 박에스더 행복 파트너스 대표와 이주환 전 시의원에 대해 전직 당협위원장 측에서 반감을 내비치고 있다. 연제는 컷오프된 김희정 전 국회의원의 측근인 안재권 시의원이 당협위원장에 직접 지원했고, 북강서갑은 박민식 전 국회의원의 측근인 손상용 부산시의원이 우여곡절 끝에 당협위원장 지원은 포기했지만 박에스더 대표 체제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골이 깊은 갈등을 풀어나갈 만한 역량을 지닌 인물이 당협위원장에 지원하지 않는 게 문제”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협위원장을 대폭 물갈이한 것도 시기적으로 좋은 선택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복당파와 한국당 잔류파 간 갈등도 보수 결집을 저해하는 ‘뇌관’이다. 영도구에서는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무성 의원에게 당협위원장을 맡기면서 당협을 이끌던 안성민 전 시의원의 지지 세력이 규탄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금정구 당원협의회도 김세연 의원의 복당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결론 낸 것으로 전해졌다. 금정구 당협위원장을 맡는 백종헌 부산시의회 의장은 “김 의원의 복당과 관계없이 지금 체제대로 지방선거를 치르도록 홍준표 대표에게 건의할 것이다. 구청장 공천 등 일체의 타협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또 이날 금정구 당협 소속 당원 20여 명은 부산시당을 방문해 김 의원의 복당에 대해 항의했다. 이들은 “그동안 홍준표 대표가 김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 ‘문을 닫았다’, ‘복당 불가’ 등의 의사를 밝혔지만 시시각각 바뀌는 입장 표명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며 이번 사태에 대해서 신뢰할 수 있는 조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해운대갑 석동현 당협위원장은 부산 복당파 의원들을 겨냥해 “한국당이 자기들 내키면 뛰쳐나가고 이롭다 싶으면 도로 내 자리 내놓으라는 식으로 들락거리는, 그런 만만한 곳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이헌승 부산시당위원장도 서·동 당협위원장에 지원한 곽규택 변호사와 관련해 “곽 변호사는 지난달 말 바른정당을 탈당해 당협위원장 응모와 함께 복당 신청을 했다. 당협위원장 공모가 없었다면 복당도 없었을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윤정길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