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측근들 잇따라 구속되자
- 수사 부당성 주장하며 쟁점화
- 전두환 ‘골목성명’과 닮은 꼴
- 민주당 “측근 감싸기에 급급”
- 한국당 “드러내놓고 보복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수사를 정치보복으로 규정, 자신에게 직접 책임을 물으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전직 대통령 수사가 또다시 핵심 쟁점으로 부각됐다.
 |
|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옛 청와대 참모진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검찰의 특수활동비 수사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삼성동 사무실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신의 측근들에 대한 최근 검찰 수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며 정면대응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대응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받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이날 새벽 발부되자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김 전 기획관은 ‘MB 집사’ 격인 만큼 김 전 기획관의 구속은 자신을 겨냥한 마지막 조치로 받아들였을 수 있다. 검찰이 자신을 ‘포토라인’에 세우겠다는 확고한 의지에 따라 수사하는 만큼 앉아서 당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표를 보고 일각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95년 12월 2일 검찰에 체포되기 전에 발표했던 이른바 ‘골목성명’을 떠올리는 이들도 있었다.
이 전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주장한 핵심 내용은 두 가지다.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적폐 청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한풀이 수사’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현 상황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특히 이 전 대통령은 향후 검찰 수사 과정에서 법적 대응 등 정면대응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와 관련해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적 절차대로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정치권은 상반된 반응을 보이면서 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김현 대변인은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고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측근 감싸기에 급급한 기자회견이었다. 검찰은 흔들림 없이 모든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엄정 수사를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권 초기에는 언제나 사냥개가 설쳐온 게 한국 사정 기관의 관례였지만 이번 정권처럼 일개 비서관의 지시 아래 정치보복 목적으로 사냥개 노릇을 대놓고 자행하는 정권은 처음 본다. 권력이 영원할 것 같지만 한순간이다.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억지로 이 전 대통령을 잡아가려고 한다면 전쟁이, 전전 정권과 전전전 정권의 싸움이 될 수도 있다”며 참여정부 당시의 의혹 폭로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