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吳 “약속 지키겠다” 말하면서도
- 선거캠프 꾸리고 경선 여지 남겨
- 기자회견 빌려 金 불출마 요구한듯
- 정치권 金 출마 기정사실 분위기
- 한국당, 부산진갑 보선준비 논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부산시장 선거 출마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민주당 경선 구도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김영춘 장관의 출마 시 불출마한다’는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경선 참여에 대한 여지는 남겼다.
오거돈 전 장관은 27일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김영춘 장관이 출마하면 불출마하느냐’는 질문에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했다. 자신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재확인한 것이다. 그럼에도 오 전 장관은 전날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출마 선언을 하면서 ‘오거돈 김영춘 이호철까지 모두 경선에 참여하자’고 제안한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해 경선 참여의 여지를 남겼다. 특히 ‘나이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나는 아직 60대(만 69세)다. 다른 후보들도 60대인데 내 나이만 문제 삼는 것은 단호히 부정하고 싶다”고 항변했다. 오 전 장관은 최근 출마를 위해 캠프까지 꾸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치권은 결국 벼랑 끝에 몰린 오 전 장관이 출마 회견이라는 형식을 빌려 출마 선언이 임박한 김 장관의 불출마를 마지막으로 압박하는 한편 김 장관에게 ‘열린 경선’을 요구하는 카드를 함께 제시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오 전 장관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과 김 장관이 경선 참여를 제안하면 받아들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김 장관이 필승 카드여야 후보를 양보할 수 있다’(국제신문 27일 자 5면 보도)는 속내도 내보인 것이다. 그럼에도 오 전 장관은 김 장관의 ‘결정’만 기다리는 처지다. 예비후보 등록을 다음 주로 미룬 것도 김 장관의 출마 여부를 지켜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이날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불출마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오 전 장관에게 다음 달 10일까지 출마나 불출마를 결정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해 조만간 거취에 대한 입장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의 계속된 부인에도 지역 정치권에는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김 장관이 출마 결심을 굳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청와대의 언질이 있었다는 얘기까지 들린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 주말 부산을 찾아 부산 시정의 개선 방향에 대해 입장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 장관의 지역구인 한국당 부산진갑 당협위원회가 이날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보궐선거 준비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는 사실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오 전 장관의 갑작스러운 부산시장 선거 출마 회견을 김 장관의 거취 표명 임박에 대응하는 차원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