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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시민 힘으로 <9> 광역의회 기능 강화

법률급 조례로 민원 적극 대응…시의원 보좌관제 도입해야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8-03-13 19:31:0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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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시, 헌법에 자치권 신설 제안
- 국회 개헌자문위는 “입법권 부여”
- 지역 맞춤형 조례 신속한 시행

- 의원 전문성 강화 시급한 과제
- 직능별 비례대표 확대 목소리
- 정치 신인의 정계 입문 활성화

지방분권 개헌의 요체는 크게 지방재정의 분권과 행정 자치가 큰 축을 이룬다. 부산시 역시 과세 자주권 확보를 위한 세목 신설권과 행정 자치 강화 측면에서 자치 입법권을 요구하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이 현실화되면 부산시의회가 법률과 대등한 효력을 지니는 조례 제정권을 갖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의회의 전문성 강화도 함께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지난 1월 부산시의회 임시회 모습. 국제신문DB
■ 자치 입법권 확대 ‘지름길’

부산시는 국회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헌정특위)에 ‘부산시 지방분권 헌법 개정안’을 제출하면서 ‘모든 국민은 주민으로서 자치권을 갖는다’는 조항 신설을 제안했다. 지방정부가 ‘법률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지역의 실정에 맞는 조례를 만드는 입법 행정을 하자는 취지다. 법률의 범위 내에서 조례를 신설·개정하다 보니 상위법의 내용을 재확인하는 유명무실한 조례를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헌정특위 이전의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조례가 아닌 입법권을 부여하는 안까지 제시했다. 외교 국방 치안 등 국가 존립에 필요한 사무와 금융 국세 통화 등 전국적인 통일성이 요구되는 사업을 제외하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각각 입법권을 갖고 법률을 제정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부산시의회 관계자는 “국회의 반발로 시의회에 입법권을 부여하는 방안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작지만 법률적 효력을 발휘하는 조례 입법권은 가능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럴 경우 시의회의 기능과 권한은 대폭 강화된다. 시의회에서 법률에 버금가는 지역의 조례를 개정·신설할 수 있어 지역의 실정에 맞는 조례를 적기에, 신속하게 제정해 실효를 거둘 수 있다. 가령 최근 불어닥친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지역 업체의 줄도산 위기가 닥쳤을 때 시의회에서 이를 긴급 지원하는 조례를 제정해 회생의 ‘골든 타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 시의원 보좌관제 서둘러야

시의회에 조례 입법권이 부여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시의원의 전문성이다.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상당수 시의원의 전문성이 낮다 보니 조례 입법권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현재 시의원들이 임시회나 정례회를 통해 쏟아내는 5분 자유발언이나 시정질문은 상당수가 재탕이거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조례 개정·발의안 역시 지엽적인 문제에 국한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조례안이 가지는 한계로 인한 측면도 있지만, 시의원 개개인의 자질의 문제라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이 때문에 국회의원처럼 정책 등 의정활동을 보좌할 보좌관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좌관제 도입은 전국 광역의회의 숙원 사업이지만, 국회의원의 기득권에 가로막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의원은 정책과 조례 등에서 시의회의 입법정책담당관실과 상임위원회의 전문위원들의 도움에 절대적으로 기대고 있다. 하지만 전문위원의 수가 전체 의원을 보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시의원의 숙제’를 처리하기에 급급한 상황이다. 결국, 시정의 난맥상을 제대로 짚어내거나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적 견제는 드물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의원 중 일부는 개인적으로 보좌관을 두기도 한다. 이해동 의원과 박재본 의원은 자비를 들여 개인 보좌관을 두고 있다. 시의회 관계자는 “넉넉하지 않은 시의원 세비를 고려하면 전체 시의원에게 개인 보좌관을 요구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의원을 보좌할 전문 인력을 제도적인 틀 내에서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의원 47명에게 보좌관 한 명을 배치할 때 드는 비용은 평균 연봉 4116만 원(5급 5호봉 기준)으로 계산하면 연간 19억3400만 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 비례대표 시의회 진출 확대를

지역 정치권은 시의회의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직능별 시의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지속해서 무용론이 제기되는 기초의회를 폐지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구의회를 폐지하는 대신 그 수만큼 전문성을 보유한 비례대표를 늘리자는 것이다.

현재 시의원 47명 가운데 비례대표는 5명으로, 비율로 따지면 10.6% 정도다. 이 비율을 최소 30%에서 최대 50% 정도까지 증원하자는 구상이다. 복지와 법률 환경 보건 토목 체육 예술 언론 등 각계의 전문가를 시의회에 진출시켜 시민의 삶에 실효성 있는 조례를 제정하거나 시의 정책을 견인하고 견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비례대표가 확대되면 각 분야 정치 신인의 정계 입문이 활발해질 가능성도 크다. 지금의 현실 정치 구조에서는 정치 신인이 정계에 발을 들여놓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하지만 비례대표 확대를 위해서는 먼저 전문직종 출신 시의원이 자신의 분야가 속한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부터 손봐야 한다. 예를 들면 의료인 출신 시의원은 복지환경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할 수 없다. 업계와의 유착을 우려한 조처다. 비례대표가 확대될 경우 이 같은 유착의 위험은 상존하므로 비례대표 확대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시의회의 전문성 강화와 정치 신인의 등용문 확대를 위해서는 안전장치를 만들어 전문가의 시의회 진출 기회를 넓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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