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靑 “국민께 홍보할 시간 필요”
- 자문특위 초안 틀 유지할 듯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 시점이 애초 예상됐던 ‘21일 이전’보다 일주일가량 늦춰졌다. 문 대통령은 20일 또는 오는 21일에 개헌안을 발표하고 22~28일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 순방에서 돌아와서 개헌안을 발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8일 “대통령 개헌안이 확정되면 곧바로 발의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개헌안의 내용을 설명하고 홍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22일 해외순방 이전에 공식 발표가 있고 순방이 끝난 뒤 발의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은 순방에서 돌아온 뒤 오는 29일 혹은 30일께 국무회의를 열고 개헌 발의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21일 이전으로 알려졌던 개헌 발의 시기가 늦춰진 데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과 함께할 수 있는 방법, 개헌의 동반자라고 할 수 있는 국회와 원만하게 합의하면서 또는 국회를 앞세워서 하는 방법을 고려해 발의 시기를 조정 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애초부터 21일로 발의 시기를 확정한 것은 아니다. 국회에 여유를 주면서 할 수 있는 최대치가 21일이었다. 상당히 넉넉하게 잡은 날짜로, 21일을 넘기더라도 국회에서 논의할 기간을 깎아 먹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의 개헌안은 4, 5개 정도 쟁점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모두 입장이 정리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자문특위)가 지난 13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개헌안 초안 가운데 정부형태(권력구조)를 ‘대통령 4년 연임제’로 하고, 법률로 수도를 정하게 하는 등 핵심 내용은 바뀌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문특위의 개헌안 초안은 지방분권과 관련해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모두 높은 수준의 1안과 낮은 수준의 2안을 복수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분권개헌 국민회의, 지방분권전국연대 등 관련 단체들은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수차례 언급한 문 대통령은 초안을 전면 재검토해 지방정부의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