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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시민 힘으로 <10> 불붙은 개헌 논의

개헌이 분권 골든타임… 연방제 수준 자치제 명문화해야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18-03-27 19:52:5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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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야 권력구조·정부형태 이견
- 자치 입법·재정·조직 논의 뒷전
- 정부안에도 구체적 내용 없이
- 법률 위반되지 않는 범위 한정
- 지방권한·주민 참여 강화 절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개헌안을 지난 26일 발의하면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가 마침내 불이 붙었다. 그동안 개헌 논의에 소극적이던 자유한국당도 자체 로드맵을 내놓으면서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지방분권 개헌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여야 모두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관심은 시들하다. 권력구조와 정부 형태를 둘러싼 공방만 이뤄지다 보니 지방분권 내용은 1년 이상 제자리걸음이다.
   
지난 19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지방분권부산시민연대, 지방분권경남연대, 울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소속 회원들이 ‘지역 살리기 지방분권 개헌 여야 조속 합의 촉구 전국 동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분권 개헌’ 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김종진 기자
■ ‘애물단지’ 된 지방분권

지방분권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여야의 이견은 별로 없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와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헌정특위) 논의 과정을 보면 쟁점도 비교적 뚜렷하다. 자치입법권·자치재정권·자치조직권·중앙과 지방 간 사무 배분의 보충성 원칙 규정 등을 법률로 개정하느냐, 헌법에 포함하느냐다.

이와 관련, 준연방제 수준이나 최소 광역지방정부형 수준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의견부터 법률 개정으로 점진적인 지방분권이 바람직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헌법 제1조 3항에 ‘지방분권 선언’ 신설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돼 있다. 주민자치권 신설·지역 대표형 양원제 도입·지방정부 명칭 도입 등은 헌법 개정 사항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문제는 지방분권과 관련된 이 같은 쟁점이 1년 3개월째 합의 시도마저 없이 단순히 의견 나열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점이다. 여야 모두 지방분권을 개헌의 ‘곁가지’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개헌특위를 가동했던 여야는 활동 기간이 종료되자 헌정특위를 가동해 논의를 이어갔다. 헌정특위는 10차례가 넘는 전체회의와 헌법개정소위 회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지방분권 개헌 논의는 권력구조와 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를 둘러싼 여야 공방에 묻혔다.

특히 지난 14일 열린 헌정특위 개헌소위원회 지방분권 분야 논의 내용은 여야의 의식 수준을 그대로 보여줬다.

당시 국회 회의록을 보면 한국당 원내대표인 김성태 의원은 지방분권과 개헌 관계 논의를 하자고 제안하면서 “머리를 좀 식혀야 하니까”라고 말했다. 여야에 지방분권 개헌은 우선순위가 아니라 머리를 식히려는 안건에 불과한 셈이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도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는 데 그쳤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1년 3개월째 논의하고 있다. 계속 되풀이를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며 조문화를 제안했지만 호응을 얻지 못했다. 헌정특위 개헌소위는 지난 12일 지방분권을 안건으로 첫 회의를 열었으나, 문 대통령의 정부 개헌안 발의를 둘러싼 여야 공방 탓에 지방분권에 대한 논의 자체를 하지 못했다.
   
■ 정부 개헌안 역시 미흡

정부 개헌안에 담긴 지방분권 수준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정부안에 담긴 지방분권 내용은 총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를 지향한다’는 1조3항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지방정부 권한의 획기적 확대 ▷주민 참여 확대 ▷지방분권 관련 조항의 신속한 시행 등을 담았다.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변경하고 지방정부가 지방의회 및 지방행정부의 조직 구성과 운영에 관한 구체적 내용을 정하도록 했다.

지방분권의 핵심인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 등 대부분 지방 분권 내용을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에서’로 한정했다. 청와대는 자치권을 법률에 금지하지 않으면 허용한다는 식으로 대상이 넓어졌고, 지방분권 국가임을 천명한 것만으로도 국회에 관련 법률을 제정하도록 의무를 부과한 것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애초 문 대통령이 천명했던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 개헌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회의 입법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또다시 지방은 중앙을 상대로 지루한 싸움을 벌여야 하는 형편이다.

지방분권 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그동안 야권은 연방제에 준하는 분권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입장을 ‘북한 연방제’라며 ‘색깔론’으로 덧칠했고, 여당도 주도적으로 지방분권안을 내놓고 야권과의 협상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 대표는 “문 대통령의 지방분권 개헌안이 애초 국회 개헌특위 자문안보다는 대폭 후퇴했지만 국회 논의를 촉발하는 작용을 하고 있다. 여야는 정부안보다 대폭 강화된 지방분권 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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