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 “북미 신뢰 지속해서 쌓이길”
- 바른미래 “정부 냉정한 대응을”

북한이 오는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폭파 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청와대와 여당은 환영 입장을 밝혔지만, 자유한국당은 핵 폐기가 중요하다며 평가절하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13일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의 발표에 대해 13일 “남북 정상회담 때의 약속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 여러 나라의 언론인을 초청한 것은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도 있다.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여정의 축포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핵심 관계자는 “풍계리 4개 갱도를 모두 폭파하고 막아버린 뒤 인력을 다 철수시킨다는 것은 최소한 미래 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4개 갱도 중 1, 2번은 각각 한번, 다섯 차례씩 핵 실험하고 현재 사용되지 않지만, 3번 갱도는 완벽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4번 갱도 역시 최근까지 굴착 공사를 하며 핵실험장으로 사용하려고 한 게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사실상 북한에서 핵 실험을 할 거의 유일한 장소가 풍계리라고 한다. 이를 폐쇄한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의 바탕에는 이렇듯 상호 간 신뢰가 지속해서 쌓여야 한다. 앞으로도 북한이 국제사회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계속 보여주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북한은 2008년 이미 냉각탑 폭파 쇼를 한 번 해 세계를 기망한 적이 있다. 이번에 또 하겠다는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쇼는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 문제는 기존 핵 폐기”라고 지적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핵실험장 폭파가 북핵 폐기의 전조이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의 비핵화(CVID)’의 단초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철근 대변인은 2008년 영변 냉각탑 폭파 이후 북핵이 완성 단계에 이른 점을 거론하며 “정부는 상황을 냉정하고 침착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