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6일 열기로 한 남북 고위급회담을 무기한 연기한다고 통보함에 따라 4·27 판문점선언의 이행에 문제가 없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시한’이 걸린 안건은 ▷5월 중 장성급회담 ▷8·15 이산가족 상봉을 준비하기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 ▷6·15 민족공동행사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공동 입장 및 단일팀 등이다.

장성급회담을 이달 중 개최하려면 북한이 조만간 입장을 바꿔 고위급회담에 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무기한 연기’ 상황이 길어지면 장성급회담 개최 시기가 다음 달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8·15에 맞춰 이산가족 상봉 준비기간이 1~2개월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는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이 열려야 한다는 게 정부의 계산이었다. 다음 달 초순을 지나서 적십자회담이 열릴 경우 시간에 쫓기거나 상봉 일정이 늦춰질 수도 있다.

6·15 민족공동행사의 경우 시간은 촉박하지만 애초부터 6·13지방선거와 시기적으로 맞물린다는 점이 정치적 논란을 부를 수 있어 당국의 참여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준비하는 상황이다. 8월 아시안게임과 관련해서는 일단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에 대한 공감대가 이뤄졌고 단일팀을 추진하는 종목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고위급회담이 늦어져도 시급함을 다투지 않을 전망이다. 이외에도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철도 연결 사업 등은 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 상황이 장기화하지 않는 한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