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규제혁신 발언
- 시민단체는 물론 당내서도 반발
- 청와대 “대선 공약 파기 아냐”
- 홍영표 “이중 안전장치 마련”
- 혜택 적용 기업 범위 말 아껴
당·청이 문재인 대통령의 제한적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완화 입장에 대한 후폭풍 차단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대선 공약 파기라는 진보 성향 시민사회의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물론 당내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8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의 전날 언급이 대선공약을 파기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후보 당시 대통령의 공약과 말씀을 찾아봤더니 어제 발언과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공약집에도 ‘금융산업구조 선진화를 추진하겠다’ ‘인터넷 전문은행 등에서 현행법상 자격 요건을 갖추면 자유롭게 진입할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했고, 국정과제로도 금융산업 구조 선진화와 인터넷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 영역 확대 등이 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다양한 금융산업이 발전하게 진입 규제를 개선하겠다’ 등을 언급했다”고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인터넷 전문은행에 자본·기술을 투자할 수 있는 ‘혁신 IT 기업’이 대기업이 포함된 IT 기업 전체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통령 언급의 취지는 대기업의 사금고화를 막고 이를 위해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국회에 몇 가지 법률안이 올라와 있다. 국회 협의 과정을 통해 여러 주체가 논의하고 타협점을 찾아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김 대변인은 ‘혁신 IT 기업이 재벌 IT 기업과 다른 것인가’라는 거듭된 질문에 “그 부분까지 같이 어디까지 제한할 것이냐에 대해 앞으로 충분히 논의할 공간과 시간이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한적인 은산분리 완화와 관련해 인터넷 전문은행에 참여하는 대주주의 자격을 제한하고 내부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이 마련될 것이다. 혁신성장에 따른 규제개혁이 경제민주화 원칙을 넘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 속담처럼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강점을 극대화하도록 세밀하게 접근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홍영표 원내대표 역시 “이달 중 인터넷 은행에 대한 규제혁신을 반드시 추진하겠다. 인터넷 은행에 한해 규제를 예외적으로 풀어주자는 데 대해 일부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나오지 않게 이중 삼중 안전장치를 만들 것이다. 큰 틀의 은산분리 원칙을 해소하는 게 결코 아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용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은산분리는 민주당의 당론인데, 은산분리 완화를 위해서는 당 차원에서 정책의총을 열고 당론을 변경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