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핵화 조건부 북한에 ‘당근’
- “北 철도·도로 현대화 연내 착공
- 평화정착땐 접경지역 고용 창출”
# 여성 독립운동 자세히 언급
- “남녀 차별없이 독립운동사 발굴”
- 최근 성 둘러싼 갈등 고려한 듯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평화가 경제”라며 한반도 평화와 남북 경제협력의 불가분 관계를 강조했다. ‘평화’는 21차례로 가장 많이 언급됐으며, ‘경제’는 19차례, ‘남북’은 17차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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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열린마당에서 개최된 제73주년 광복절 및 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고 손용우 선생에게 수여되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부인 김경희 씨에게 전달하기 앞서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문 대통령은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를 이루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진정한 광복이다. 평화가 경제”라고 강조하며 “국책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간 남북 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는 적어도 1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면적 경제협력이 이뤄지면 그 효과는 비교할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분단이라는 제약으로 인해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우리 경제가 남북 경제공동체 실현으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문 대통령이 그간 강조해 온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과도 이어진다.
문 대통령은 금강산 관광으로 8900여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강원도 고성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개성공단에서 10만 명에 이르는 일자리를 창출한 과거 경험을 언급하며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 지역에 통일경제 특구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안에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열고 ‘유럽석탄철강공동체’와 같은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만들 것도 제안했다. 판문점선언에서는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에 합의했고, 후속회담을 거쳐 현재 북한 철도와 도로에 대한 공동조사가 진행 중인데, 이 결과를 토대로 구체적인 공사 계획을 마련할 계획이다.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착공식이 가능하다는 우리 측 입장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연내 착공’이라고 언급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비핵화 진전이 있을 것으로 문 대통령이 판단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문 대통령은 이 같은 경제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돼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적 통일은 멀었더라도 남북 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여성 독립운동’을 자세히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전날 독립유공자·유족 초청 오찬에서도 여성 독립운동가 202명을 새로 발굴한 점을 언급하기도 했는데, 이는 최근 서울 혜화역과 광화문 등지에서 열린 성차별 반대 집회에 수만 명의 여성이 참여하는 등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여성은 가부장제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 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여성의 독립운동은 깊숙이 묻혀왔다”며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경축식 무대는 ‘평화’라는 단어를 세계 각국의 언어로 시각화해 꾸며지는 등 행사 주제도 ‘평화’에 집중됐다. 애국가 제창과 국기게양 순서에는 독립유공자 후손들이 무대에 올랐으며, 경축공연으로는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 중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연주됐다. 환희의 송가는 독일에서 베를린 장벽을 허물 당시 연주된 곡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