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당제·합의제 등 선거제 개편” 표명도
바른미래당 손학규(사진) 대표는 당 대표 당선 이튿날인 3일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에 대해 맹공을 펼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원내 30석의 제3당 대표인 그가 어떤 의제를 추진하느냐에 따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양강 구도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 대표는 3일 한 방송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우리는 올바른 경제정책을 취하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은 잘못된 게 없다’고 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협치가 안 되는 것이다. 협치는 당 대표들 간 이야기가 아니고 대통령의 결심 사항이다. 대통령이 야당과 진정으로 협조할 생각이 있는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문 대통령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 성장’을 포기해야 바른미래당이 국정 협조에 응할 수 있다고 해석되는 발언이다.
손 대표는 10여 년 전 고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경포대’(경제를 포기한 대통령의 줄임말)라고 말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강한 반감을 품고 있다. ‘손학규 호’가 첫 항해부터 문재인 정부를 향해 강한 견제구를 던짐에 따라 향후 정국은 ‘민주당+민주평화당+정의당’ 대 ‘한국당+바른미래당’ 대치 구도로 짜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 상황에서 바른미래당이 국정에 일부 협조하면 한국당이 고립되고, 그렇지 않으면 대치 구도가 재연된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개헌에 앞서 다당제 합의제를 가능하게 하는 선거제도 개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혀 선거구제 개편을 매개로 정계 개편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이에 따라 국정 협조도 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이와 달리 여권은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를 고리로 손 대표에 손을 내밀었다. 문 대통령은 3일 손 대표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걸어 “남북 관계와 경제 문제, 소상공인 문제에서 협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내가 오랫동안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걸 아니까 ‘남북 관계가 잘 되면 아무래도 경기북부 지역이 발전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 대변인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손 대표는 누구보다 햇볕정책, 대북 포용정책에 적극적이었으므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에서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