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 자주 만나는 것 매우 중요”
- 전쟁 공포서 평화의 제도화 전환
- 비핵화 돌파구 마련 의지 밝히며
- 한반도평화·비핵화 여정 돌입

- 순안공항 도착 후 “북한 5번째 방문
- 역시 우리 강산이라는 느낌 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평양으로 출발하기 전 성남공항 환담장에서 청와대 참모들에게 “이번 방북으로 북미대화가 재개되기만 한다면 그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8일 오전 평양 순안공항 도착한 뒤 마중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의장대 사열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 대통령은 “남북이 자주 만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정례화를 넘어 필요할 때 언제든 만나는 관계로 넘어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수석은 “대통령의 말씀처럼 우리는 전쟁 공포의 일상화에서 평화의 제도화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것은 평화로, 불가역적이고, 항구적인 평화다. 더는 새로운 선언이나 합의를 바라는 게 아니라 합의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대를 향해 나아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으로 떠나기에 앞서 발신한 메시지에서 북미대화를 언급한 것은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가 재개되도록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간 북미 간 논의할 문제로 여겨졌던 비핵화에 대해 남북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의 의제로 다룰 만큼 비핵화에 대해 좀 더 밀착하게 된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다시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오겠다는 것을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북미대화를 교착 상태에 빠지게 만든 종전선언-비핵화의 선후관계를 풀 수 있는 방안을 김 위원장에게 제시하고 김 위원장에게서 비핵화와 관련해 구체적인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김 위원장이 핵 리스트를 신고하겠다고 약속한다면 그간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북미 간 비핵화 대화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핵 리스트 신고는 핵사찰 등 검증이 수반돼야 한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이를 북미 담판에서 사용할 협상카드로 남겨둘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영변 원자로 등의 가동 중단과 폐쇄, 좀 더 나아가 불능화 등의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도 북한의 핵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만큼 우라늄 농축 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의 가동을 중단하거나 불능화하는 등 핵 폐기의 실질적인 첫 조치로서도 갖는 의미가 크다.

한편 문 대통령은 순안공항 도착 직후 “비행기에서 육지가 보일 때부터 내릴 때까지 북한 산천과 평양 시내를 봤다. 보기에는 갈라진 땅이라고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역시 우리 강산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평양 방문은 처음이지만 북한은 다섯 번째 방문이다. 금강산에서 어머님을 모시고 이산가족 상봉을 했고, 개성을 방문했고, 김 위원장과 판문점 통일각에서 2차 회담을 했다. 판문점 1차 회담 때 ‘깜짝 월경’까지 하면 모두 다섯 번이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나는 백두산에 가긴 가되 중국이 아닌 북쪽으로 올라가겠다고 그동안 공언해왔다. 중국 동포가 백두산으로 나를 여러 번 초청했지만 내가 했었던 그 말 때문에 늘 사양했는데, 그 말을 괜히 했나보다 하고 후회하곤 했다”고 말했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