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창리 엔진 시험장·미사일 발사대 폐쇄

- 전쟁위험 제거하고 군사 적대 관계 해소

- 교류확대 및 이산상봉 인도적 협력 강화

- ‘美 상응조치 조건’ 트럼프에 공 넘긴 셈

- 金 깜짝제안 文대통령과 오늘 백두산행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9월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에 합의했다. 아울러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 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조처로 북한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 2차 회담 이후 연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했다. 평양공동선언은 이외에도 ▷남과 북은 한반도 전 지역에서 실질적인 전쟁위험 제거와 근본적인 적대관계 해소 ▷교류·협력 증대 및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 강구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인도적 협력 강화 ▷다양한 분야의 협력과 교류 적극 추진 ▷한반도를 평화의 터전으로 조성 등의 내용을 담았다. 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함께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으며, 북측은 미국이 6·12 북미 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상응 조치를 하면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와 같은 추가적인 조처를 계속해 나갈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평양공동선언의 부속합의서로 ‘판문점선언 군사 분야 이행합의서’를 채택, 이른 시일 안에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군사 분야 합의서의 이행 실태를 점검하고 우발적 무력충돌 방지를 위한 상시적 소통과 긴밀한 협의를 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초청에 응해 이르면 올해 안에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하는 등 이날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은 4·27 판문점선언의 내용을 더욱 구체화했다는 평가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핵 리스트 신고’가 합의 내용에 들어가지 않은 채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고 약속했다는 점에서는 북미 간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비핵화 속도에 얼마나 탄력이 붙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23일 미국 뉴욕으로 떠나는 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김 위원장과의 회담 결과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옥류관에서 오찬을 한 뒤 수행원들과 만수대 창작사를 참관했으며, 평양 서민들이 즐겨 찾는 식당인 대동강 수산물시장에서 환송만찬 행사를 진행했다. 서민식당을 환송만찬 장소로 정해달라는 우리 측의 요청을 북한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공연 중인 집단체조를 관람했는데,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제안에 따라 평양 일정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백두산을 방문하는 친교의 시간을 갖는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에서 공동선언까지 도출한 가운데 백두산 방문에서도 제2의 ‘도보다리 대화’와 같은 명장면을 연출할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평양·서울공동취재단=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