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픽업트럭 관세철폐 20년 연장
- ISDS 악용해 소송 남발 제한
- 美기준 맞춰 차 수입물량 확대
- 트럼프 상대로 협정타결 성과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에 대해 공식 서명함으로써 우리나라는 미국발 통상 압박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돌발 행동 가능성과 자동차 관세 등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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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오후 (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뉴욕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서명식에서 ‘한미 FTA에 관한 공동성명’에 서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USTR)부가 서명한 한미 FTA 개정 협상 주요 내용을 보면 미국 기업이나 투자자가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제도(ISDS)를 악용한 소송을 남발할 수 없도록 제한된다. ISDS는 상대국에 투자한 투자자가 상대국 정부 정책으로 이익을 침해당했을 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다. 하지만 이를 악용해 거액의 국가 배상을 노린 소송이 빈발하자 이번에 개정했다.
자동차 분야에선 한국산 픽업트럭의 관세 철폐 시기가 20년 연기됐다. 애초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25% 관세 철폐 시기를 오는 2021년 1월 1일로 규정했지만 2041년 1월 1일로 연기된 것이다.
또 미국산 자동차는 한국 안전기준에 미달해도 미국 기준만 맞추면 업체별로 연간 5만 대까지 한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는 업체별로 2만5000대까지만 허용됐다.
정부는 대미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 해소를 개정 협상의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김 본부장은 뉴욕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전 세계 주요국이 미국과 치열하게 통상 분쟁을 하거나 통상 쓰나미에 휩싸인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타결되고 서명된 무역협정이 한미FTA 개정 협상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 일본 유럽 등 자동차 제조국을 상대로 무역확장법 232조를 걸어 최대 25% 수준의 자동차 관세 부과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에 우리가 철강 관세 대신 쿼터를 받아들였듯이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어떤 형태로든 자동차 분야의 수입 규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수입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이 완전히 막힐 수 있고 일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
서강대 허윤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를 개정함으로써 우리가 자동차 관세에서 완전히 면제된다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받은 게 없다”고 지적했다.
김 본부장은 “남북과 북미 관계의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선 한미 FTA 개정 협상에 서명함으로써 양국 간 안보와 통상 모두 안정적이고 긴밀하게 발전시킬 계기로 삼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 면제를 확보하는 데 모든 통상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업계는 자동차 관세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무차별적 통상 압박이라는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고 평가했다.
무역협회는 지난 25일 논평에서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의 국가안보 침해조항을 근거로 자동차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도 “한국과 미국이 이번에 FTA 개정협정에 서명하면서 양국 간 무역 통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조기에 해소됐다. 이제 남은 일은 한미 FTA 개정협정의 국회 비준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원 이석주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