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권자 알권리 보장·정책선거
- 말·전화로 상시 선거운동
-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 선거일전 6일→2일로 단축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가 공직선거에서 언론기관의 정책·공약 비교평가시 서열화를 허용하도록 제안했다. 오는 21대 총선 때부터 ‘졸속 후보’가 사라질지 주목된다.

선관위는 31일 언론기관의 공약에 대한 비교평가시 서열화 허용 등의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 방향을 국회 정치개혁특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선관위 안에 따르면 언론기관이 독자적으로 또는 시민단체·학회와 공동으로 정당·후보자의 정책과 공약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공표할 때 순위를 매기는 것이 가능하도록 했다. 공정성 담보를 위해 평가 결과와 관련된 자료 일체는 선관위가 개설한 정책비교평가 사이트에 등록·공개하도록 했다.

후보 간 정책·공약 서열화가 현실화되면 이른바 ‘급조된 후보’가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현행 선거법은 후보 간 공약의 서열화를 금지하면서 유권자의 알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공약 서열화 차단 규정이 정책 선거를 후퇴시킨다는 비판도 많았다. 선거 공정성을 위한 언론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는 선거운동의 자유도 대폭 확대토록 제안했다. 말과 전화로 하는 선거운동은 상시 허용토록 했다. 자동송신시스템(ARS 자동전화 등) 전화 선거운동은 현행 규정을 유지토록 했다. 자발적으로 결성된 지지단체와 동호인 모임의 선거운동을 허용하는 방안도 담았다. 향우회·종친회·동창회 등 지연·혈연·학연에 기초한 단체는 현행과 같은 제한을 받도록 했다. 또 반장과 주민자치위원회 위원, 미성년자인 후보자 직계비속의 선거운동을 허용토록 하는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의 범위도 축소하도록 했다.

후보자 등록 기간도 선거일 전 20일에서 40일로 확대해 후보자의 공약 개발은 물론 자질 검증에 필요한 기간을 충분히 확보토록 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은 현행 선거일 전 6일에서 2일로 단축하도록 제시했다. 현행 규정은 선거 막판 ‘깜깜이 선거’를 야기해 오히려 허위 사실 유포 등의 불법 선거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선관위는 선거권자 연령도 18세로 하향 조정토록 했다. 선거 연령 하향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등 진보 정당은 찬성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 등 보수 정당은 ‘학교의 정치화’ 우려 때문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선관위는 또 후보자등록 마감 시각 후에는 후보자 사퇴를 금지하도록 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