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북철도 연결 평화·협력 상징
- 도라산역서 조사단 28명 출발
- 내달 5일까지 개성~신의주
- 8~17일 금강산~두만강 구간
- 육안 검사·구조물 테스트 진행

분단으로 ‘허리’가 잘린 남북 철도를 다시 잇는 사업이 재개됐다. 끊긴 남북 철도를 연결하는 것은 평화와 협력의 상징은 물론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중국횡단철도(TCR) 몽골횡단철도(TMR)와 연계해 유럽까지 사람과 물류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북한 철도 구간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를 위해 우리 측 열차가 30일 북쪽으로 향했다. 경의선·동해선 조사와 평라선을 통한 북한 내부 이동 등 총 2600㎞, 18일간의 ‘대장정’에 나선 것이다. 남쪽 열차가 북측 철도 구간을 달리는 것은 남측 도라산역과 북측 판문역을 주 5회씩 오가던 화물열차가 2008년 11월 28일 운행을 중단한 지 10년 만이다.

기관차 1량과 제재 면제된 경유 5만5000ℓ가 실린 유조차, 객차 등 총 7량으로 구성된 조사 열차는 이날 오전 6시40분께 서울역을 출발해 경기 파주시 경의선 도라산역에서 도착해 환송 행사를 마치고 곧바로 북한으로 향했다. 판문역에서 우리 기관차는 분리돼 귀환 길에 올랐고 이후 북측 기관차가 우리 철도차량 6량을 이끌고 공동조사에 돌입했다.

통일부와 국토교통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 담당자 등 총 28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북측 관계자와 함께 경의선 개성∼신의주 400㎞ 구간은 오는 5일까지,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800㎞ 구간은 오는 8∼17일 공동조사한다. 남측 공동조사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건설교통과장은 “조사는 육안 검사와 휴대용 기기를 통한 구조물 테스트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맨눈으로도 시설 노후화 등을 대략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의 철도 조사단을 실은 조사 열차 객차에는 ‘서울↔신의주’라는 이정표가 붙었다. 열차를 이용한 한반도 종단의 희망이 담긴 셈이다. 이날 취재진에게 공개된 공동조사단 열차는 조사 기간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조사단원 28명을 위해 세탁기, 샤워기는 물론 라면, 햇반, 생수 등을 갖췄다. 침식차 밖에는 ‘철마가 달린다! 평화 번영의 미래로’라는 현수막도 붙었다. 남북의 북측 철도 현지 조사는 2007년 12월 경의선 조사 이후 처음이다.

조사에 참여하는 단원들은 남다른 감회를 전했다. 2007년 조사에도 참여했다는 국토교통부 임종일 건설교통과장은 “감회가 새롭다. 오늘 이 기회는 남북 철도가 대륙으로 뻗어 나가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원 중 유일한 여성이자 궤도 분야 전문가인 한영아 한국철도시설공단 과장은 “첫발을 디딘다는 생각으로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라산역에서 열린 환송행사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김현미 국토부 장관 등 정부 측과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인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 국회 남북경협특위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 등이 참석했다. 김현미 장관은 “분단 이전, 서울역은 국제역이자 동북아의 허브로, 당시 청년이던 손기정 선수도 경부선으로 서울역에 도착해 열차를 타고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했다”고 철도 연결의 의미를 부여했다.

도라산 공동취재단·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