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결단 내릴지 비상한 관심

‘5박 8일간의 지구 한 바퀴’ 순방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4일 밤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여섯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문제 엇박자 논란을 불식하는 동시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이 평화 정착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다시 중재자로 나서면서 북미 대화 재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방문국 정상회담과 다자 외교무대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이르는 길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했다.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추동력을 확보했다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순방에서 돌아온 문 대통령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이뤄진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한 가시적인 성과가 나와야 하기 때문이다.

민생과 경제 악화에 따른 국민의 실망감은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비운 사이 불거진 공직기강 해이 논란으로 증폭됐다. 야당이 조국 민정수석 경질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고, 청와대 전면 쇄신론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 과거에 공약하고도 어정쩡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선거제 개혁 후퇴 논란도 국회와의 협치를 더 멀어지게 하는 요인이다.

게다가 자유한국당은 체코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떠나 자리를 비웠는데도 문 대통령이 체코를 방문한 배경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직접 정확하게 밝히지 않으면 온갖 루머가 세상을 뒤덮을 것”이라고 공세를 퍼붓고 있다.

문 대통령은 귀국 길에 오르기 전 페이스북에 ‘오클랜드를 떠나며’라는 글을 통해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의 많은 부분이 외교다. 역사적으로 봤듯 국내 문제와 외교는 결코 따로 떨어져 갈 수 없다”며 이번 순방 일정이 외교전의 일환이었음을 강조했다. 이는 전용기 내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국내 현안에 답을 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논란이 인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8일간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순방을 마쳤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각 나라 지도자의 지지를 확인했고 대외 무역의 다변화를 위해 많은 합의를 이뤘다”고 전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