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PK위원장 애정 표시
- 연말 연초 잇단 경남·울산 방문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부산 울산 경남(PK)에서 ‘문풍(문재인 바람) 살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내년 총선 부울경 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다시 한번 ‘문재인 바람’이 불어야 하는데 연초부터 지역 민심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주재한 민주당 원외 지역위원장과의 오찬에서 부울경 지역위원장에게 각별한 애정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제는 옛날얘기가 됐을지도 모르고, 옛날얘기가 됐기를 바라지만, 저는 원외 지역위원장의 어려움과 서러움을 정말 잘 알고 있다”며 “저도 오랫동안 민주당이 늘 원외였던 지역에서 살았고, 우리 당의 원외 정치인을 지지하며 함께 좌절을 겪었다”고 부산에서의 정치 역정을 회고했다. 이어 “실력으로 경쟁하거나 평가받지 못하고, 번번이 지역의 어떤 ‘바람’ 앞에서 무릎을 꿇어야 했던 정치, 꿈을 펼치지 못하고 꺾이곤 했던 원외의 어려운 지역 정치인을 보며 늘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부산 원외위원장들도 문 대통령과 부울경의 관계를 부각하며 화답했다. 건배사를 하게 된 김비오 영도 지역위원장은 자신이 “대통령님”을 선창하면 참석자들이 부산 사투리로 “사랑합니데이~”를 합창하도록 유도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27일 “문 대통령은 부산 출향인 행사 축하 메시지를 통해 ‘대구탕에 수저만 담가도 고향 생각이 간절하다’(국제신문 지난 24일 자 5면 보도)며 영도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의 고향 사랑에 감사함을 표시하기 위해 건배사를 정했다”고 말했다. 최택용 부산 기장 지역위원장은 “민주당 지역위원장으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대로 노력했는지 반성하는 시간이었다. 당·정·청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며 분발을 다짐했다.

문 대통령의 최근 공개적인 ‘부울경 관심’ 표현이 잦아진 것도 예사롭지 않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정명희 부산 북구청장이 기초연금 부담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아 보낸 편지에 전화로 답을 했다. 같은 날 열린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정 구청장과의 통화를 소개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지난해 연말과 올해 초에는 각각 경남과 울산을 방문해 지역 경제 부활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부울경 관심’은 최근 지역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 때 자유한국당에 압도적이었던 민주당의 PK 지지율은 최근에는 엇비슷하거나 뒤지는 수준으로 하락했다. 문 대통령에 대한 국정 지지도도 PK에서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하락세가 이어지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