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 지도부는 거리 두려는 분위기
- 부산 與의원도 정치적 활용 급급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 중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이전 대상이 되는 122개 기관은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옮겨가도록 당정 간에 협의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해 9월 4일 취임 후 첫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공공기관 추가 지방이전론’에 불을 지피면서 한 약속이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대표의 공언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부산 민주당의 공공기관 추진 이전을 위한 움직임도 ‘시늉’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의 ‘공공기관 제2 지방 이전 약속’이 내년 21대 총선에서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이 대표는 5일 민주당 김두관 의원이 주최한 ‘자치분권·균형발전 실현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면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론’을 촉발했던 이 대표의 발언 강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현저히 약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9월 국회 교섭단체 연설과 올해 1월 시장·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위한 당정회의를 열겠다고 했지만 이와 관련한 당정 간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민주당이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거리를 두려는 분위기도 확연하다. 원내사령탑인 홍영표 원내대표의 언급도 없다. 이 대표가 언급한 지 반년이 지나도록 추가 이전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나 개략적인 계획안도 잡혀 있지 않다.
부산 의원도 정치적 활용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해영(부산 연제) 의원은 지난해 10월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이 부산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관련 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혀 지역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나도록 법안을 발의하지 않았다. 그 사이 민주평화당과 바른미래당의 호남권 국회의원 10여 명이 지난달 7일 ‘국책은행 전북이전법’을 발의했다. 법안 발의를 미적대면서 공론화를 위한 시간도 확보하지 못했고, 논의 주도권도 다른 지역에 빼앗기는 전략 부재를 노출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오는 8일 산은 수은 이전을 위한 토론회를 여는데 그때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라며 “민주평화당이 먼저 발의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이 껍데기 이전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발의한 국가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도 민주당의 기류를 감안하면 언제 국회에서 처리될지 기약할 수 없는 분위기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