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을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보도한 블룸버그 통신 기자의 실명을 들어 공격한데 대해 서울외신기자클럽 이사회가 논평철회를 요구한 것과 관련,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일제히 민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17일 “민주당은 대통령 비호를 위해서라면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까지 훼손할 것인가”라며 “견제와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반성하지는 못할 망정, 야당과 언론에 재갈을 물리려는 민주당의 행태는 좌파독재이자 공포정치”라고 논평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문재인 정권 언론통제의 칼끝이 언제 어느 순간 국내언론으로 향할지 모를 일”이라며 “민주당은 즉각 외신기자에 대한 위협적 논평을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대출 의원도 성명을 내고 “(여당은) 반대세력도 모자라 외신 기자까지 재갈 물리나”라며 “이 정권이 그토록 미워하는 일제 때의 검열을 되살리려는가”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민주당 정권이 블룸버그 통신 기자를 매국노라고 비난하고 있는데, 이는 외국언론까지 검열하겠다는 언론독재 선언”이라며 “민주당은 문재인 정권을 ‘문두환 정권’으로 만들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어 “기사가 마음에 안들면 반론보도 요청을 해야 하는데, 기자 개인을 매국노로 몰아가는 것은 문명국가가 아니라 야만독재 시대에나 있는 일”이라며 “블룸버그 통신사가 문정권에 애국할 것을 강요하는 것은 히틀러 시대 때나 있을 법한 야만적인 국수주의”라고 꼬집었다.

같은 당 이언주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민주당 논평의) 표현은 흡사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에서나 들을 법한 무시무시한 말투”라며 “인민재판하나, 소름이 끼친다”라고 적었다.

이에앞서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나경원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인용한 블룸버그 통신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며 “악명 높은 기사”, “미국 국적 통신사의 외피를 쓰고 국가원수를 모욕한 매국에 가까운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서울외신기자클럽은 지난 16일 성명서를 통해 민주당이 블룸버그 통신 기자 개인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개인 신변안전에 큰 위협이 가해진 것에 우려를 표시한다면서 논평 철회를 요구했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