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특권층의 불법적 행위와 외압에 의한 부실 수사, 권력의 비호 은폐 의혹 사건에 대한 국민 분노가 매우 높다”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시급성이 다시 확인됐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 18일 ‘버닝썬’을 포함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 접대 의혹’, 고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해 “책임지고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라”고 지시한 데 이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이를 재차 언급하며 공수처 설치의 시급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세 사건 모두 사회 지도층이 연루됐거나 연관된 의혹이 있는 만큼 청와대는 특권층과 권력형 비리에 대한 비판 여론이 고조된 현 시점이 공수처 설치를 위한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공수처 법안 처리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패스트트랙(신속지정안건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공수처 설치 조정안을 놓고 견해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 추천도 조속히 마무리해 달라”며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는 국민 요구를 수용해 정치권도 사회 개혁에 동참하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민생법안의 신속한 국회 처리도 당부하면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을 위한 법안이 대표적이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는 노사정이 긴 산고 끝에 양보와 타협으로 합의한 매우 뜻깊은 사례로, 그 성과를 살리는 게 국회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사노위 합의가 존중되는 입법이 신속히 이뤄지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법안에 관한 조속한 통과를 당부하며 국회가 입법으로 경제 활력에 힘을 보태달라고 주문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