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방미 전 임명 매듭 지을듯
- 野 “박영선·김연철은 절대 불가”
- 조국·조현옥 경질도 계속 요구
- 여야 극한대치 지속 불가피 전망

문재인 대통령은 2일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문성혁 해양수산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임명을 재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기 전인 8일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 등 나머지 3명에 대한 임명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이들 3명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를 오는 7일까지 송부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다. 그러나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임명을 반대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한다면 정국은 극도로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법에는 국회는 인사청문요청안이 제출된 날로부터 20일 이내 인사청문을 마쳐야 하고,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송부하지 못한 경우 대통령은 10일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보고서를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국회는 청문보고서 제출 시한인 전날 자정까지 청문보고서를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에게 보내지 않았고,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날 청문보고서 송부를 다시 요청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7일까지 국회로부터 청문보고서를 전달받지 못하면 다음 날인 8일 이들 3명의 후보자를 한꺼번에 장관으로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9일 국무회의, 10일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출국 등 일정을 고려한 것이다. 청와대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의 방미 전에 사실상 임명하는 수순으로 이해하면 되나’는 질문에 “그렇게 이해하면 된다”고 대답했다.

윤 수석은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 개선과 관련, “진행 상황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국민 눈높이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한 의견 등을 모두 수렴 중이다. (인사검증시스템을) 고칠지 말지를 포함해 (청와대 안팎에서) 의견을 듣고 있다. 국회의원이 인사청문위원이니 여야에서 제시하는 안을 모두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 사전·사후 환담 자리에서 청와대 강기정 정무수석에게 인사시스템 전반에 관한 보완 필요성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권은 청와대 인사검증 책임을 물으며 연일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에게 집중 포화를 퍼붓고 있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이번 장관 후보자의 낙마에 대해 억울하다는 모습인데 조국, 조현옥 수석의 이른바 ‘조조라인’을 철통 방어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이 둘만큼은 결코 내보낼 수 없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대통령 밑에 소통령이 있다고 했는데 지금은 ‘조통령’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도 “조국, 조현옥 수석을 즉시 경질하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나 자진 사퇴를 신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