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년째 편성… 재정 건전성 우려
- 작년 세계잉여금 13조 ‘최대’
- 추경 활용 가능 629억 그쳐
- 국가 부채는 1700조 육박
- 과반이 공무원·군인연금 충당금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이 이달 안에 마련된다. 이번 추경은 국가의 재정 규모 등을 고려할 때 9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추경 편성 방향은 미세먼지 대응, 경기 하방리스크 조기 차단, 서민 생활안정 지원 등 3대 이슈에 맞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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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윤호중 사무총장, 이낙연 국무총리, 이해찬 대표, 홍영표 원내대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강기정 정무수석.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미세먼지 대책에 필요한 재원 마련과 선제적인 경기 대응을 위해 이달 안에 추경을 편성한 뒤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검토’ 수준에 그쳤던 정부의 추경 편성 계획이 이날 공식화한 셈이다. 이로써 정부는 2015년 이후 5년 연속으로 추경을 편성하게 됐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로는 2017년 11조332억 원, 지난해 3조8317억 원에 이어 세 번째다.
정부는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사회 재난’으로 규정하도록 법을 개정한 만큼 미세먼지 대책을 추경에 반영할 근거가 이미 충족된 것으로 판단했다. 이번 추경에는 미세먼지의 과학적 측정과 배출량 저감 인프라를 조기에 확충하는 대책이 포함된다.
정부는 또 경기 하방 위험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게 수출과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지원책과 주력 산업 및 신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민 생활의 안정을 돕기 위해 맞춤형 일자리 지원과 사회 안전망 강화에도 (추경 예산을) 중점 투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추경 규모다. 지난해 나라 곳간이 ‘풍년’을 이루기는 했지만 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편성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다. 국가 부채가 1700조 원에 육박한 데다 ‘세계(歲計)잉여금’ 중 추경 편성이 가능한 금액 역시 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세계잉여금은 총세입에서 총세출과 다음 연도 이월금 등을 뺀 것으로 사실상 ‘쓰고 남은 돈’을 의미한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기재부의 ‘2018 회계연도 국가 결산’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총 13조2000억 원으로 2007년(15조3428억 원)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지방교부세와 교부금 정산 명목으로 지출되는 잉여금을 제외하면 추경 재원으로 활용 가능한 금액은 629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중앙 및 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국가 채무와 연금충당 부채 등을 합한 국가 부채도 지난해 말 기준 총 1682조7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말(1555조8000억 원)보다 126조9000억 원 증가한 것이다. 특히 1700조 원에 육박하는 국가 부채 중 55.9%인 939조9000억 원은 공무원·군인연금 충당부채였다. 이 때문에 메르스 사태(중동호흡기 증후군) 극복 등에 초점이 맞춰졌던 2015년(11조5639억 원)이나 일자리 대책에 방점이 찍혔던 2017년 추경을 뛰어 넘는 수준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이번 추경의 편성 방향이 우리 사회의 최대 당면 과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만큼 ‘선제적이고 확장적인 재정 운용’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한국은행 잉여금과 지난해 적자 국채 미발행액, 특별회계와 기금 여유 재원을 활용해 추경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추경 규모는 9조 원에 조금 못 미치거나 그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태경 이석주 기자 sereno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