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성산 진보 단일화 효과
- 민주당·정의당 내년 총선서
- 전략적 연대 가능성 높아져
- 정의당 노회찬 선거구 지켜
- 원내 교섭단체 부활 발판 마련
- 한국당 새인물로 통영고성 사수
- 총선 공천 물갈이 때 활용할 듯
경남 민심은 3일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에서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균형과 견제를 택했다. 내년 21대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부산 울산 경남(PK)에서 어느 진영도 우위를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정권 심판론’과 ‘힘 있는 여당론’을 내세운 양 진영의 대결은 더욱 격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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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통영고성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왼쪽 세 번째) 후보 내외와 당직자들이 3일 오후 통영시 북신동 자신의 선거 사무실에서 고성 일부 지역 투표 결과를 듣고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왼쪽 네 번째) 후보와 이정미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가 3일 밤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진보·보수 안방 수성
창원성산과 통영고성의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영토 사수에 일단 성공했다.
경남 ‘진보의 성지’로 꼽힌 창원성산에서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승리했다. 자유한국당은 탈환을 위해 당력을 총동원했지만,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공동 전선을 형성해 한국당의 공세를 차단했다. 특히 민주당과 정의당 간 진보진영 단일화의 위력이 확인되면서 내년 총선 PK 선거에서도 양당은 ‘전략적 단일화’를 십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통영고성 역시 한국당의 텃밭임이 재확인됐다. 민주당은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힘 있는 여당론’으로 대반전을 노렸다. 민주당 의원들도 연일 통영고성 지원 유세에 나서며 이변을 기대했다. 하지만 보수 지지층은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한국당은 통영고성에서 승리한 경험을 내년 총선 공천 때 ‘PK 물갈이’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점식 후보는 애초 오랫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당내 경쟁 후보에 비해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선에 이어 본선에서도 승리했다. 한국당은 PK에서도 특히 기반이 탄탄한 지역을 중심으로 새 인물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변화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열세 지역 선전, PK 쟁탈전 격화
양 진영이 열세 지역에서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도 내년 PK 총선전이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한국당은 창원성산에서 완패가 예상됐지만, 강 후보는 당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 입어 정의당 여영국 당선인과 초접전을 펼쳤다. 통영고성의 민주당 양문석 후보 역시 상당한 득표율을 보였다. 20대 총선에서 한국당 이군현 전 의원이 무투표 당선됐던 곳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은 양 후보의 선전에 고무된 모습이다.
부울경에서 보수의 절대 강세 지역이라는 개념도 옅어졌다. 창원성산에서의 진보 위력 역시 예전보다 약해졌다는 평가다. PK 전 지역에서 양 진영의 전면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민주당 김해영(부산 연제) 최고위원은 “보수의 절대 강세지역이었던 통영고성에서도 지역주의가 약화된 것을 체감했다. 어려운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집권 여당이 나서야 한다는 민심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국당 윤영석(경남 양산갑) 경남도당위원장은 “지역 민심은 경제 안보 외교 등 전반적으로 이 정권이 무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도덕적인 측면 역시 ‘내로남불’ ‘이중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 국민들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채찍을 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집토끼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만큼 중도층을 잡기 위한 대결도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 막판 집토끼 결집을 위한 막말 흑색선전 등의 전통적인 네거티브 방식의 선거 전략 변화도 불가피해 보인다.
■정국 주도권 난타전
선거 승패가 여야 어느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다는 점에서 인사청문 정국에서 극한 대립을 이어간 민주당과 한국당 간 공방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청와대 인사라인 책임론을 둘러싼 공방에 더해 여권이 추진하는 개혁 입법과 ‘미세먼지·선제 경기대응’ 추가경정예산 등 쟁점 현안을 놓고 대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선거제 개편과 공수처 설치 등 개혁 입법 도입을 위한 패스트트랙 공방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의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창원성산을 사수하면서 민주평화당과의 원내 교섭단체를 다시 꾸릴 수 있는 의석수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갈림길에 섰다. 손학규 대표가 창원성산 선거에 올인했지만, 이재환 후보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창원성산에서 성과를 내 바른미래당 활로를 찾으려고 했던 손 대표의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당장 손 대표 퇴진 목소리가 터져나올 가능성이 있다. 특히 바른미래당 내 새누리당(현 한국당) 의원들은 한국당으로의 탈출을 심각하게 고민할 것으로 관측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