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천히 오는 분 기다려야” 영상메시지
- 4차 남북정상회담·북미회담 중재 등
- 면밀히 분석 후 대화 재개에 나설 듯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7일 열린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새로운 길이기에,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을 기다려야 한다”며 “때로는 만나게 되는 난관 앞에서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중·러와 밀착을 강화하는 등 한반도 평화체제를 위한 주변 정세가 급변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에 대한 고심도 깊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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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 앞에서 열린 판문점 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 메시지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북한이 참석하지 않은 채 열린 판문점선언 1주년 기념식에 문 대통령은 행사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고 영상 메시지를 통해 ‘숨 고르기’를 언급했다. 이에 따라 4차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우리 측의 움직임도 당분간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언급하며 6자 회담 카드를 제시했고, 중·러 간 비핵화 공조 가능성도 커졌다.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환경 변화를 면밀히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어서다.
다만, 4차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촉진한다는 기저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또는 남북 접촉을 통해 한국이 파악하는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요청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달 25~28일 일본을 국빈방문하고, 6월에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 시기에 맞춰 남북-한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추진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앞둔 다음 달 7일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에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주제로 장문의 글을 기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글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의 조기 성사를 위한 메시지를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원고지 80장 분량의 이 글에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구상을 폭넓게 담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에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기고문이 제2의 ‘베를린 구상’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무력 도발을 이어가던 2017년 7월 쾨르버 재단 초청 연설에서 한반도 평화정책 기조를 집대성한 ‘베를린 구상’을 제시한 바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