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로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지 2년이 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촛불혁명의 지지 속에 탄생했다는 자부심 속에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표방하며 정치 경제 사회 전 분야에서 개혁, 이른바 적폐 청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문재인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정치 및 외교통일안보, 경제 분야의 성과와 과제를 되짚어본다.
- ‘베를린선언’ 후 관계 개선 여정
- 남북·북미 정상회담 잇단 성사
- 비핵화협상 하노이 노딜로 위기
- 교착 장기화에 北 발사체 도발
- 한미, 北 자극 피하며 대화 모색
- 문 대통령, 어떤 해법 낼지 주목
문재인 정부가 취임 2년을 달려오는 동안 가장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는 것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 노력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2017년 7월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베를린 구상’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공식 제안했다. 이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1월 신년사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 및 대화 용의’를 밝히는 것으로 화답해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한반도 평화’는 문재인 정부의 최고 치적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난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석으로 물꼬를 튼 남북 교류는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가 담긴 판문점선언이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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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
남북의 비핵화 대화 노력은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추동력이 됐다. 1차 북미 회담 직전, 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문 대통령은 5·26 2차 남북 정상회담을 판문점에서 열고 김 위원장을 대화의 테이블로 끌어내는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은 미완의 회담으로 끝났지만 남·북·미 모두 대화의 문을 열어두고 ‘비핵화’와 ‘상응 조치’에 관한 이견을 조율하기 위한 다방면의 접촉을 이어갔다. 9·19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영변 핵시설을 영구적으로 폐기 조치할 용의가 있음을 천명했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두고 북미는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으나 결국 하노이 북미 회담이 결렬됐고, 북미 관계는 물론 남북 관계도 냉각됐다.
문 대통령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를 풀기 위해 4차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뽑아 들었지만 북한은 감감무소식이다. 게다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당사자가 돼라’고 하면서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도 시험대에 올랐다.
북미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하노이 결렬의 원인이 됐던 비핵화 방법론에서 이견 조율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청와대는 큰 틀에서의 비핵화 합의 후 ‘굿 이너프 딜(충분히 괜찮은 거래)’을 제시하고 있지만 북미 모두 호응이 없다. 우리가 중재자로 나서려면 정교한 비핵화 방법론을 제시해야 하는 게 과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4일 단거리 발사체를 쏘아 올리며 한미를 동시에 압박하고 있다. 한미 정상은 지난 7일 밤 전화 통화를 하고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하고, 가능한 한 조기에 비핵화 협상을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그중 하나가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한미 정상이 톱다운 방식 대화에 관한 의지를 보이고,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개인적으로 좋은 관계”임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는 점,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어느 정도 수위 조절을 한 행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협상의 판은 깨어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다만, 북한이 올 연말로 비핵화 대화 시한을 정했고, 중국, 러시아와 친밀도를 높이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을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문 대통령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경 기자